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급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수하며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 등 경기민감주가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경기 인상에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개선된 결과로 해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4.72포인트(2.41%) 오른 2754.86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705억원, 1조525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2조911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3.12%) △SK하이닉스(8.63%) △LG에너지솔루션(1.47%) △삼성전자우(3.13%) △현대차(4.56%) △셀트리온(1.47%)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2.84포인트(1.44%) 오른 904.29에 장을 종료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587억원, 174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361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4.15%) △에코프로(1.65%) △HLB(8.57%) △셀트리온제약(2.69%) △HPSP(2.33%) △레인보우로보틱스(4.58%) 등이 상승세를 보인 반면 △엔켐(-5.02%) △리노공업(-1.00%)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과 기관의 강도 높은 자금 유입에 2%대 상승세를 기록했다”며 “3월 FOMC 결과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금리 인하 전망이 유지됐다는 점에서 안도 심리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3월 FOMC 정례회의에서는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작년 9월 회의 이후 5회 연속 동결했으며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내 3회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
결과 발표 전 시장에서는 1~2월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과 고용데이터로 인해 매파적인 전망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제예측조사 결과 GDP 성장률 예측은 올해와 내년 각각 2.1%, 2.0%로 기존 1.4%, 1.8% 대비 높아졌다. 실업률 예측은 올해 4.0%로 소폭 낮아졌으며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예측은 유지됐다. 올해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2.6%로 기존 2.4%에 비해 높아졌다.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전망치는 유지하되 내년과 내후년 금리 전망치는 상향해 더 느린 속도로 금리가 인하될 것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은 상태를 유지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2%를 향한 울퉁불퉁한 길로 내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현재 진행 중인 엔비디아 연례개발자회의 GTC 2024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 중심으로 AI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그중 하나가 고성능 메모리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외국인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매출 성장과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가 높아질수록 국내 반도체를 비롯한 경기 민감 업종은 수혜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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