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 수준으로, 당장 4월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손실 확정 고객에게 조정비율 산정과 배상금 지급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배상절차 등 자율조정 내용 안내를 시작으로, 조정 절차에 돌입한다.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의 경우, 조정비율 협의와 동의를 마치고 일주일 이내 배상금 지급이 완료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측은 "타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자율조정에 나선 것은 ELS 만기 이전에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정비율에 대해서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르되, 투자자별 고려할 요소가 많고 개별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사항인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해당 비율을 산출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손상범 우리은행 신탁부 부장은 이날 이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H지수 ELS에 투자한 고객들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금감원의 기준을 수용해 자율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배상 비율은 당장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알려진 것처럼 20~60%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선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이달 안에 이사회를 개최, ELS 배상 논의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오는 28일 각 이사회에서 ELS 자율 배상 논의를 진행한다.
상대적으로 판매 잔액이 큰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자체 배상 시뮬레이션을 마무리하는 대로 이사회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른 분쟁조정기준안을 제시했다. 당시 금감원은 판매사가 부담해야 하는 최대 배상 비율이 100%에 이를 수도 있지만, 다수 사례가 20~60% 범위에 분포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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