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모 부처에서 근무하는 사무관 A씨는 챗GPT 여전히 공직 업무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관련 특강 등은 많아졌지만 아직 보안이나 데이터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한 만큼 실상 업무에 도입하기에는 의구심이 든다는 의미다.
24일 세종 관가에 따르면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은 챗GPT 등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1년여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세종 관가의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챗GPT는 지난 2022년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이다. 이후 정보기술(IT) 업계는 물론 교육계와 학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 활용사례가 쏟아지며 인터넷, 스마트폰과 비견되는 혁신으로 꼽히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보안 이슈 등으로 챗GPT를 업무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내부적으로는 AI 활동 동아리를 구성해 AI·챗GPT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정부 내부 클라우드에 AI를 도입하는 정책 연구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오는 29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챗GPT 활용사례와 관련한 특강을 할 예정이다. 특강을 통해 더 많은 직원들이 챗GPT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자는 취지에서다. 다만 업무활용 도입은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챗GPT 관련 특강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도입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등 업무 관련성이 낮은 부처에서도 지난해 챗GPT 활용에 열을 올렸지만 현재는 두고보자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차세대 농업 정보화 추진단에서 농림사업정보 시스템인 아그릭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챗GPT 등 AI 서비스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사업 자체가 중장기 계획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도 지난해 챗GPT 활용법과 관련한 유튜브 홍보 영상을 만들었지만 현재는 찾아볼 수 없다. 공정위 관계자는 "퀄리티 문제로 현재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화형 AI가 관가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보안이 우려되거나 데이터 신뢰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이에 챗GPT가 실제 공적 업무에 적용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표하는 관료들이 대부분이다. 대답 중 사실과 거짓이 혼재돼 있는 데다 출처도 명확지 않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부처 관계자는 "챗GPT는 채팅에 특화된 프로그램으로 정보나 지식을 얻는 데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특징을 잘 파악해야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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