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국거래소 기업 공시 시스템 카인드(KIND)에 따르면 2023년 결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상장사 60곳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시장 별로 보면 이달 27일부터 29일 사이 주총이 열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10곳이 아직 제출하지 않았고 코스닥 상장사도 38개사가 아직 제출 전이다. 코넥스 상장사 12곳도 내지 않은 상태다. 3월 마지막 거래일이 29일인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20~22일에는 감사보고서가 공시됐어야 한다.
문제는 보고서 제출이 지연된 기업들의 경우 감사의견 '비적정'을 맞을 확률이 크다는 데 있다. 코스피 상장사는 한정 의견이 나오면 관리종목, 그 이하 등급인 부적정과 의견거절 의견을 받으면 상장폐지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코스닥 상장사는 비적정 의견 중 하나만 나와도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감사보고서 제출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금감원이 모든 조사 역량을 집중해 부실 기업을 주식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경고하고 나서며 증시 퇴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실적 악화 등으로 상장 폐지된 기업은 총 44개사다. 이 가운데 37개사에서 여러 형태의 불공정 거래가 적발됐고 15개사를 조치 완료했다. 조치 완료된 사건 중 불법 시세조종이나 상장폐지 회피 목적의 가장납입성 유상증자 등을 통해 취득한 부당이득은 1694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감사보고서를 포함한 공시자료들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부실 기업 퇴출을 위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사사례 추가 확인을 위해 상장회사의 재무·공시자료 및 제보내용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불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된 종목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장을 좀먹는 좀비기업의 숨겨진 부실과 불법행위들을 적발해 적시에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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