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의 황정 창업주(44)가 텐센트 마화텅 회장(53)을 제치고 중국 부호 2위를 꿰찼다. 산하의 초저가 온라인쇼핑몰 테무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급부상하며 핀둬둬 주가를 끌어올린 덕분이다.
25일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이 발표한 '글로벌 부호 순위'에서 중국 부자만 모두 814명이었는데, 황정 창업주의 재산이 1년 새 무려 71%(1600억 위안) 늘어나며 총 개인재산 3850억 위안(약 71조원)으로 중국 부자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황정은 2년 연속 중국에서 재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부자로도 꼽혔다. 2022년까지만 해도 중국 부자 순위 10위에 그쳤던 황정은 지난해 재산이 800억 위안 불어나며 3위로 순위가 껑충 뛴 바 있다.
'테무 효과'가 컸다. 초저가 전략과 인공지능(AI) 전자상거래를 앞세운 테무가 글로벌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미국 나스닥에서 핀둬둬 주가도 지난 1년새 70% 가까이 뛰어 현재 시가총액만 1630억 달러(약 218조원)가 넘는다.
핀둬둬뿐만이 아니다. 올해는 특히 AI 발전이 부자들의 재산 증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게임회사 미하유의 차이하오위 CEO(37)와 중국 AI 반도체 기업 캠브리콘 창업주 천톈스 회장(39)도 올해 AI 발전에 힘입어 자산이 각각 210%, 120%씩 늘어나 중국에서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부자 중 하나로 꼽혔다.
중국 경제관찰망은 "올해 글로벌 부자의 불어난 재산의 절반은 AI에서 창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룬연구소도 "AI가 처음으로 글로벌 부호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반면 중국 신에너지차와 부동산 등 전통 강자 영역의 부자들의 재산 감소세는 뚜렷했다. 중국 배터리왕 CATL 쩡위췬 회장(56)은 자산이 900억 위안 감소했으며, 최근 위기설이 돌고 있는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과 비구이위안 양후이옌 회장 재산도 각각 72%, 60%씩 급감했다.
한편 중국 생수기업 눙푸싼취안 중산산 회장(70)이 올해로 4년 연속 중국 부호 순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다만 1년 새 개인 재산은 9% 줄었다. 특히 그는 최근 친일 논란으로 극단적 애국주의 세력의 공격을 받으며 한 달 새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하는 곤혹을 치렀다. 지난해 2위였던 마화텅 텐센트 창업주는 1년 새 개인자산이 10% 줄어든 2500억 위안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1월 15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재산이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 이상인 억만장자는 전년보다 5% 증가한 3279명이었다. 이 중 중화권 억만장자가 814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중국 경기 침체 영향 속 억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155명 줄었고, 총자산액도 약 19조 위안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했다.
2위는 미국으로 억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109명 늘어난 800명이었다. 인도는 억만장자가 84명 늘어난 271명으로 3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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