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이 26일 막을 올렸다. 중국이 전날까지 이틀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82명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발전고위급포럼(CDF)을 개최한 데 이어 보아오포럼을 열며 외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보아오포럼의 '격'은 예년보다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1인자인 국가주석 혹은 2인자인 총리가 기조연설을 맡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서열 3위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격) 상무위원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어서다.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은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투자 러브콜'을 보낼 전망이다.
신화사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아시아와 세계: 공동의 도전, 공동의 책임’을 주제로 내세운 올해 보아오포럼은 이날 하이난성 보아오에서 29일까지 나흘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회의 기간에는 세계 경제, 기술 혁신, 사회 발전, 국제 협력 등 4개 주요 세션과 40개 이상의 분임 토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포럼에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데이비드 아데앙 나우루 대통령, 디네시 구나와르데나 스리랑카 총리, 훈센 캄보디아 국왕 최고자문위원장 등 국가정상급 인사와 다롄 탕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사무총장, 마티아스 콜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들이 참석한다. 한국에서는 보아오포럼 이사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오영훈 제주지사 등이 함께한다.
그러나 포럼 사무국은 28일 열리는 공식 개막식에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아오포럼 개막식에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중국 지도부를 대표해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국가주석과 총리가 번갈아 가며 기조연설을 해왔던 관례를 비춰볼 때 예년에 비해 격이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에는 리창 총리, 2022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지만 올해는 둘 다 불참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팬데믹 이전에 시진핑은 보아오와 같은 연례행사에 참석해 해외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곤 했다"면서 "올해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진핑은 이날 CDF에 참석한 해외 기업인들을 만나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보험사 처브의 에반 그린버그 CEO, 미중관계전국위원회의 스티븐 올린스 회장, 미·중기업협의회의 크레이그 앨런 회장 등이 참석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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