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쌍두마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주가 고점을 경신하는 등 증시 분위기를 주도하자 증권사에서도 목표주가를 속속 상향하고 나섰다. 다만, 글로벌 인공지능(AI) 격전지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앞서 있는 점을 들며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더 돋보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100원(0.13%) 내린 7만98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4600원(2.60%) 오른 18만1200원을 기록하며 이날도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지난 26일 장중 8만100원까지 오르면서 약 2년 3개월 만에 8만원 안착을 노리기도 했다. 다만, 장 막판 상승분 일부를 반납하며 다시 7만원대로 내려서긴 했지만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주가 수익률 측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이다. 연초 이후 현재(27일 종가 기준)까지 27% 가까이 오르며 0.13%대 성과를 낸 삼성전자를 크게 웃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두 종목 모두 우호적인 투자 시점이 도래했다고 입을 모은다. 목표주가도 대거 상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목표가를 제일 높게 제시한 증권사는 DB금융투자와 SK증권으로 10만원을 제시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기준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을 기존 28조원에서 33조8000억원으로 올리면서 "파운드리(위탁생산) 가동률 부진으로 상반기 시스템 LSI(대규모집적회로) 사업부의 영업적자는 불가피하겠으나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메모리는 HBM3(4세대), 3e(5세대) 시장 침투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나 시장 강세와 마이크론의 낮은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영역 확대에 대한 의구심은 낮고 업계의 HBM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손실을 감안하면 상품 시장에서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는 구간"이라며 "현 주가가 나아질 일만 남은 삼성전자 상황을 고려한다면 가장 편안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현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HBM 측면에서 SK하이닉스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고 평가하고 있다. 주가 상승 기대치도 SK하이닉스가 더 높다.
SK하이닉스 목표가를 22만원으로 제시하며 가장 높게 책정한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경쟁사의 HBM3E 시장 진입이 임박한 것으로 파악되나 연간 목표 매출이 7억 달러(약 9443억7000만원)에 불과하고 국내 경쟁사의 가동 생산능력, 수율 안정화 기간을 고려하면 연내에 HBM 시장에서 경쟁 우위가 훼손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내년까지 HBM 시장 내 주도적 입지가 확보된 것으로 판단돼 지난해 주가순자산비율(P/B) 밴드 상단인 1.9배에 15%를 할증 적용했다"고 목표가 산정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HBM3e 양산을 시작해 주요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며 이는 경쟁사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가장 많은 물량을 납품하는 것"이라며 "AI 서버-그래픽처리장치(GPU)-HBM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에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주도적 위치는 최소 내년까지 유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60조원, 영업이익은 13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 7조7303억원에서 큰 폭의 흑자 전환을 예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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