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는 부임 후 실시한 첫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통신 회사라는 한계를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는 그룹 경영 위기 극복과 조직 안정이 중요한 해였으나 올해는 한 단계 도약하는 시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가 부양과 배당 확대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에 역량을 쏟는다.
KT는 28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4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등 총 3개 의안을 의결했다.
업계 안팎에서 주목했던 이사 보수 한도 안건 역시 그대로 통과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은 최근 "이사보수 실지급액 대비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며 이 안건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하지만 KT는 이사 보수 한도를 전년과 같은 수준(58억원)으로 유지했다. 실지급액은 48억8400원이었다. KT 측은 주주총회 안건은 주주의결 사항이므로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올해 최대 주안점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꼽았다. 이에 따라 KT는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도입하고, 이사회에서 결산 배당기준일을 결의할 수 있도록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특히 이번 배당 절차 개선으로 투자자들은 KT 배당 규모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투자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당 배당금은 1960원으로 확정했다. 배당금은 다음 달 26일 지급할 예정이다. KT가 지난 25일 완료한 271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포함해 총 5101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한다. 김 대표는 "현금배당뿐 아니라 자사주 매입·소각을 도입하는 등 주주가치 측면에서도 한 단계 진화했다"며 "정관 변경으로 분기 배당을 도입해 종전보다 주주 환원 정책을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KT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며 분기 배당 도입 계획 외에도 내년까지 최소 배당금 1960원을 보장하고 자사주 매입·소각 방침 등을 밝혔다.
김 대표는 기존 통신 역량에 AI를 더한 'AICT 회사'로 빠르게 혁신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KT는 작년 경영 위기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구축했으며, 안정적인 사업운영과 견고한 실적으로 KT의 저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KT가 가지고 있는 통신 기반에 정보기술(IT)과 AI를 더해 AICT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주주들의 잇단 질문에 일일이 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KT 직원인 한 주주가 내달 총선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여부를 묻자 "인위적인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면서도 "합리적인 구조조정은 순리에 따라 계속해 나가는 것이 기업의 기본 경영"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외부 '낙하산' 인사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이나 정치권 출신이어서 영입한 사람은 양심에 손을 얹고 없었다"며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가장 합리적으로 KT를 만들고자 전문성이 탁월한 분들을 삼고초려해 모셔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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