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주총시즌 '막판' 드높아진 개미의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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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우 기자
입력 2024-03-2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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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얼마 전 프롬바이오는 주주명부열람을 신청한 주주에게 정확한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프롬바이오 주주 A씨는 지난달 6일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를 통한 주주제안을 위해 주주명부열람·등사를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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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돼 가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경영권 분쟁 소송공시가 크게 늘었다는 게 그 방증이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부터 2월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시장에서 경영권 분쟁 소송공시는 44건에 달했습니다. 최근 10년간 평균 21.4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경영권 분쟁 소송은 기업의 경영권을 두고 주주 간 또는 주주와 전문경영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소송입니다. 그중에서도 소액주주들이 경영권 분쟁 소송에 사용되는 건 주주명부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파마리서치와 경영권 분쟁 중인 씨티씨바이오 정기주총이 주목됩니다. 오는 29일 개최되는 씨티씨바이오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표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파마리서치는 김원권 파마리서치 경영전략본부장, 서동민 미앤누 대표이사를 추천한 반면 씨티씨바이오는 이민구 대표 재선임, 오성창 씨티씨바이오 전무를 신규 사내이사로 내세웠습니다.
 
앞서 파마리서치는 지난 12일 씨티씨바이오에 주주명부열람·등사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4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결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행하지 않을 경우 씨티씨바이오는 파마리서치에 이행완료일까지 위반일수 1일당 1억원씩 지급할 것도 명령받았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씨티씨바이오가 판결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어 적어도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씨티씨바이오 측은 파마리서치가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해 급격한 주가변동을 초래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소액주주 의결권을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서 나오는 주주명부열람·등사는 상법 제396조 제2항,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주주는 회사 본사 또는 명의개서대리인 영업소에 방문해 영업시간 내 언제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1주만 있더라도 주주명부에 등재됐다면 가능합니다.
 
주주명부는 주주 및 주권에 관한 사항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작성하는 장부를 의미합니다. 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이름, 주소, 주식 종류 및 수, 취득일 등 개인 정보가 기재돼 있습니다. 주주는 주권의 소지 여부가 아닌 주주명부에 등재돼야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고 주총에서도 의결권을 가집니다.
 
주주가 주주명부열람·등사를 청구했을 때 회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받게 됩니다. 만약 회사가 처벌을 감수하고라도 거부하게 되면 주주는 가처분 신청이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주주명부열람·등사로 발생한 경영권 분쟁은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기업뿐만 아니라 주주들 입장에서도 껄끄러울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럼에도 가처분 신청을 진행시키는 이유는 신청가 본인의 우호지분을 파악해 의결권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는 목적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소액주주 운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기업도 있습니다.
 
얼마 전 프롬바이오는 주주명부열람을 신청한 주주에게 정확한 주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프롬바이오 주주 A씨는 지난달 6일 소액주주 의결권 확보를 통한 주주제안을 위해 주주명부열람·등사를 요청했습니다. 이에 회사 측은 주주성명, 주소(동까지), 주식 종류 및 수량을 제공하겠다고 답했습니다.
 
A씨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으면 결국 소액주주들과 연락할 방도가 없다는 거죠. 프롬바이오 측은 A씨가 전달 받은 사항 외에 추가적인 정보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습니다.
 
이처럼 회사와 소액주주의 관계가 일방적인 관계에서 쌍방소통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자본시장에서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를 재정비하는 등 앞으로 자본시장에서의 소액주주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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