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국군정보사령부 부지인 서리풀공원 인근이 블록체인·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문화예술 공간이 어우러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본격 탈바꿈한다.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디밸로퍼 엠디엠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엠디엠은 올해 하반기 현재 진행하고 있는 부지 내 토지정화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엠디엠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인허가 작업도 시공사 선정 이전에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옛 정보사 용지 전체 16만㎡ 중 공원을 제외한 9만7000여㎡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미래 산업 지구가 들어선다. 북쪽 용지에는 글로벌 비즈니스타운(업무시설)과 공공용지를 건설해 친환경 첨단 비즈니스 허브를 조성한다. 또 연면적 1만㎡가 넘는 규모로 서울과 서초구를 대표하는 미술관 등을 만들어 복합적인 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남쪽 용지에는 블록체인·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의 입주를 유도해 테헤란로 수준의 랜드마크급 오피스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리풀공원에 둘러싸인 입지와 연면적을 감안해 15층 이하 첨단 오피스 타운을 구축해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 등 관련 작업이 마무리된다면 내년 착공을 시작해 5년 후쯤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초기만 해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옛 정보사 부지가 오랫동안 군부대로 활용된 탓에 토지정화를 해야 하는 데다, 강남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부각돼 사업 용도 부지의 감정평가액이 1조원이 넘어서는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난 2016년 서울시가 ‘서리풀 지구단위계획구역’을 고시해 주택 용도의 부지 사용을 금지하면서 사업을 하겠다고 나선 디밸로퍼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해당 부지는 공매에서 8차례나 유찰을 거듭한 끝에 지난 2019년 5월 엠디엠·신한은행·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이 매입하기에 이르렀다.
축구장 13개 크기인 9만1597㎡에 달하는 해당 부지의 매입 가격은 1조956억원으로, 3.3㎡(평)당 4000만원 수준이다. 당시에도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해당 부지는 현재 4조원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착공조차 시작하지 않은 곳이지만 입지적 장점이 두드러져 벌써부터 입주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올해 3.3㎡당 분양가 1억원이 넘었던 '포제스 한강' 분양을 성공리에 진행한 엠디엠 측이 이번 사업도 특유의 ‘도전과 끈기의 DNA’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압도적인 디밸로퍼 1위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엠디엠 관계자는 "강남 역세권 입지를 보유한 탓에 오피스 용도의 수요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며 "사업성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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