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게 된 건 천운입니다."
봄비가 내리던 지난 28일 전라북도 군산시 소룡동 466. 군산국가산단인 이곳에서 영국의 실리콘 음극재 업체 넥세온이 새 둥지를 텄다. 최근 전북에선 배터리 사업 관련 투자가 2조원 넘게 이뤄지고 있는데, 영국 기업이 전북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콧 브라운 넥세온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군산공장 착공식에서 "15년 동안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목표로 몰두해 온 여정이 군산으로 이끌어 왔다"며 감격했다.
이어 "개선된 배터리 소재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도구·의료기기의 수행 능력을 높여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넥세온에 따르면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실리콘 음극재는 NSP2라는 제품명으로 기존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 배터리 용량, 충전 속도를 최대 50% 향상하는 장점이 있다.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아직 무주공산에 가까워 상업화 직전인 넥세온의 기술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주전자재료가 처음 상용화에 성공했고 롯데·포스코 등은 아직 개발 단계다.
1만2325㎡ 규모인 넥세온 군산 공장은 2025년 양산을 시작한다. 4000평에 육박하는 규모에도 현장 직원 수는 56명뿐이다. 공정 자동화율을 90%로 끌어올린 영향이다. 넥세온은 실리콘 음극재 연 1500t 생산을 목표로 지난달 1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2025년 양산 물량 대부분은 일본 파나소닉에 공급할 예정이다.
브라운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가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적합한 소재라고 소개하며 "현재 유수의 배터리 업체가 우리의 제품으로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첫 상업 생산 공장으로 한국을 꼽은 배경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촉발한 공급망 대란을 들었다. 브라운 대표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공급처를 찾다가 한국의 OCI가 최대 공급사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넥세온과 OCI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랐다. 넥세온은 실리콘 음극재 구성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노실란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필요했다. 지난해 신설법인인 화학회사로 출범한 OCI로서는 인적분할을 위한 명분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넥세온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안해 왔다.
OCI는 2025년부터 5년간 약 700억원 규모의 모노실란을 넥세온에 공급하기로 했다. 넥세온 군산 공장 인근에 있는 OCI 공장에서 파이프로 연결해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운송 비용을 최소화했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모노실란을 사용해 원가 측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넥세온은 군산 경제의 체질 개선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전북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군산국가산단은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을 잇따라 겪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넥세온 군산공장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던 OCI 공장으로, 중국산 저가 물량에 밀려 결국 2020년 가동을 멈춘 아픈 과거가 있다.
이날 행사에는 브라운 넥세온 대표와 함께 김종훈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창 전북도의회의원, 김동구 전북도의회의원, 김유신 OCI 대표이사, 왕대식 SC엔지니어링 사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내리는 비에 옷이 다 젖는데도 새 출발을 앞둔 넥세온과 군산을 위해 삽을 들어 축하했다.
넥세온의 최대주주인 SKC는 2022년 1월 SJL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세온에 8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SKC 컨소시엄은 현재 추가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 외 유수의 글로벌 업체가 넥세온과 공급 계약을 타진하면서 증설이 필요해지자 지원군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김유신 대표는 "OCI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넥세온과 함께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OCI 역시 모노실란 생산량을 점차 늘리며 배터리 산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봄비가 내리던 지난 28일 전라북도 군산시 소룡동 466. 군산국가산단인 이곳에서 영국의 실리콘 음극재 업체 넥세온이 새 둥지를 텄다. 최근 전북에선 배터리 사업 관련 투자가 2조원 넘게 이뤄지고 있는데, 영국 기업이 전북에 진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콧 브라운 넥세온 대표이사는 이날 열린 군산공장 착공식에서 "15년 동안 실리콘 음극재 상용화를 목표로 몰두해 온 여정이 군산으로 이끌어 왔다"며 감격했다.
이어 "개선된 배터리 소재로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도구·의료기기의 수행 능력을 높여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만2325㎡ 규모인 넥세온 군산 공장은 2025년 양산을 시작한다. 4000평에 육박하는 규모에도 현장 직원 수는 56명뿐이다. 공정 자동화율을 90%로 끌어올린 영향이다. 넥세온은 실리콘 음극재 연 1500t 생산을 목표로 지난달 1일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2025년 양산 물량 대부분은 일본 파나소닉에 공급할 예정이다.
브라운 대표는 실리콘 음극재가 '꿈의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에 적합한 소재라고 소개하며 "현재 유수의 배터리 업체가 우리의 제품으로 테스트 중"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첫 상업 생산 공장으로 한국을 꼽은 배경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촉발한 공급망 대란을 들었다. 브라운 대표는 "중국을 제외한 다른 공급처를 찾다가 한국의 OCI가 최대 공급사로 떠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넥세온과 OCI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랐다. 넥세온은 실리콘 음극재 구성의 절반을 차지하는 모노실란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필요했다. 지난해 신설법인인 화학회사로 출범한 OCI로서는 인적분할을 위한 명분이 필요했는데, 때마침 넥세온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안해 왔다.
OCI는 2025년부터 5년간 약 700억원 규모의 모노실란을 넥세온에 공급하기로 했다. 넥세온 군산 공장 인근에 있는 OCI 공장에서 파이프로 연결해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생산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운송 비용을 최소화했다.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모노실란을 사용해 원가 측면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넥세온은 군산 경제의 체질 개선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전북 지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군산국가산단은 2017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2018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등을 잇따라 겪으며 벼랑 끝으로 몰렸다. 넥세온 군산공장도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던 OCI 공장으로, 중국산 저가 물량에 밀려 결국 2020년 가동을 멈춘 아픈 과거가 있다.
이날 행사에는 브라운 넥세온 대표와 함께 김종훈 전북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태창 전북도의회의원, 김동구 전북도의회의원, 김유신 OCI 대표이사, 왕대식 SC엔지니어링 사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내리는 비에 옷이 다 젖는데도 새 출발을 앞둔 넥세온과 군산을 위해 삽을 들어 축하했다.
넥세온의 최대주주인 SKC는 2022년 1월 SJL파트너스, BNW인베스트먼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넥세온에 8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SKC 컨소시엄은 현재 추가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파나소닉 외 유수의 글로벌 업체가 넥세온과 공급 계약을 타진하면서 증설이 필요해지자 지원군 역할을 자처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김유신 대표는 "OCI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넥세온과 함께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OCI 역시 모노실란 생산량을 점차 늘리며 배터리 산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넥세온과 회사 파트너사 관계자들이 지난 28일 열린 넥세온코리아 군산공장 착공식에서 시삽을 하고 있다. [사진=넥세온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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