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들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7개사는 도시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로 당분간 이 같은 저조한 수주 기록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10대 건설사 중 7개사(삼성물산·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롯데건설·호반건설)는 아직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고를 올리지 못했다.
올 1분기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3조99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조5242억원보다 5248억원(12%) 줄었다. 작년 1분기에는 10대 건설사 중 6곳이 도시정비 수주실적을 냈는데 올해 같은 기간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건설사가 절반으로 줄었다. 10대 건설사의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2022년 6조7786억원에서 2023년 4조5242억원으로, 2024년 3조9994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올해 1분기 기준 상위 10위권 건설사 중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곳은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뿐이다. 아직 도시정비 수주를 하지 못한 7곳 가운데 삼성물산과 DL이앤씨, GS건설 등은 앞서 지난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0원을 기록했다. DL이앤씨는 1분기 기준 2022년 8627억원에서 2023년 4762억원으로 감소, 삼성물산은 8172억원에서 3753억원으로 줄었다. GS건설은 1조8191억원에서 1조1156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작년 도시정비 수주 0건을 기록한 호반건설은 올해도 수주 실적이 전무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달 중으로 입찰을 앞둔 잠원강변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며, 올해 압구정, 성수, 한남4구역 등 입지와 사업성이 뛰어난 주요 지역을 선별 검토해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4~5월 개포주공5단지와 신반포16차 등 강남 위주 사업지 수주를 따낸다는 목표다. 최근 DL이앤씨는 잠실우성4차 재건축의 네번째 재입찰에 단독으로 입찰참여의향서를 냈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 10대 건설사 도시정비 수주실적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 분양시장 침체 등으로 사업성이 떨어지자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참여를 신중히 따져보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집계하는 올 2월 건설공사비지수(2015년=100)는 154.8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154.64이나 지난해 2월 150.99 대비 올랐다. 3년 전인 2021년 2월 124.84에 비해서는 급등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 악화 리스크로 주택시장 침체가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작년보다 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는 소폭 개선될 수 있겠으나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더 낮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작년 10대사 도시정비 수주액은 총 20조406억원으로, 2022년 42조936억원 대비 52%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주요 건설사들은 건설경기 악화로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으로 둘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여러 사업장을 수주해 실적을 내는 것보다 이미 수주한 사업장이라도 잘 관리하자는 분위기"라며 "사업성이 높거나 상징성 있는 핵심지 몇 곳만 선별수주하려는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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