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 침대가 1992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역대 최고 매출로 침대 업계 1위였던 에이스침대를 제쳤다. 시몬스 침대가 에이스 침대를 추월한 배경에 MZ세대와 프리미엄 시장 입지를 굳건히 한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 침대는 지난해 매출 31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0% 매출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19억원으로 170% 상승했다. 에이스침대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3064억원으로 2022년(3462억 원)보다 11.5% 줄어들면서 1위 자리를 내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653억원에서 570억원으로 12.7% 감소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와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에이스침대 창업자인 고(故) 안유수 에이스경암 이사장의 장남과 차남으로 양사는 오랫동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왔다.
시몬스 침대가 에이스 침대를 역전한 원인 중 하나로 MZ세대가 꼽힌다. MZ세대가 중장년층과 달리 침대를 소모품으로 여기는 특성을 지녀 교체 주기가 짧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특히 2020년 서울 성수동을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와 전포동, 경기도 이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등을 오가며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연 것이 주요했다. 스토어들이 핫플레이스로 거듭나며 MZ세대를 중심으로 어린이부터 중장년층까지 판매 타깃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 에이스 침대는 여전히 중장년층에 집중하고 있다. 중장년층은 침대 교환 시기를 이사로 한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MZ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침대 교체 시기가 길어 눈에 띄는 매출 증가가 쉽지 않다. 이와 함께 대리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B2B 방식도 매출 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몬스 침대는 B2B 방식에서 D2C(Direct to Customer) 리테일 체제로 변경한 뒤, 지난해 10%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시몬스 침대가 프리미엄 매트리스 시장에 주도권을 선점한 것도 역전 현상을 가속화했다. 2016년 출시한 객단가 1000만원 이상의 뷰티레스트 블랙은 지난해 1월 처음으로 월 판매량 300개를 돌파한 뒤 꾸준히 비슷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시몬스 침대 관계자는 “불경기에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에 기반을 둔 소비자 선택이 더욱 명확해진 것이 매출 증가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는 시몬스와 사업 구조가 다르다며 직접 비교는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에이스침대는 소매 매출도 있지만 도매도 합쳐진 매출”이라며 “영업 방식에 따른 매출액 산정 기준이 서로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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