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현 차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후 첫 미디어데이에서 "이통사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이들의 견해와 정부의 견해를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운을 뗐다. 앞서 이통 3사는 정부의 거듭된 요구 속 번호이동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전환지원금을 최대 33만원까지 올렸고, 최신 기기를 중심으로 공시지원금도 소폭 인상했다.
강 차관은 "이통사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시장의 경쟁이 더 댜앙화되고 활성화돼서 그 편익이 국민에게 돌아갔으면 한다"며 "통신 시장이 일정한 경쟁이 담보되는 시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강 차관은 그런 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단통법 폐지 절차가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제4이통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이통사 간 경쟁 촉진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테이지엑스의 주파수 면허는 오는 5월 4일 부여될 예정인데,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강 차관은 설명했다.
AI 기본법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온 AI 관련 법으로 AI 산업 육성·규제와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SW 진흥법은 공공기관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SW 사업을 발주 시 기존과 달리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강 차관은 특히 AI 기본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떠나 전체적인 틀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꼭 통과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과기정통부가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위원회 등과 AI 규제에 대한 주도권 싸움을 벌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개인정보위는 올해 'AI 프라이버시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며, 방통위 역시 AI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보호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강 차관은 이에 대해 "부처 간의 경쟁으로 비춰졌을지 모르겠지만 그렇지는 않다"며 "AI 관련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부처 간의 협의를 해 나갈 것이며, 그러면서 전체적인 진흥 문제나 신뢰성 관련 문제는 저희 쪽에서 계속 담당할 부분"이라고 짚었다.
클라우드 인증제도(CSAP)와 관련해서는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SAP 발급을 받은 기업들은 최초로 인증 비용을 낸 이후에도 매 5년마다 갱신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비용이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CSAP 인증·갱신을 위해 수개월이 걸리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강 차관은 "빠르게 시장에 들어올 수 있게 해 줘야 한다고 본다"며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이 부분은 획기적으로 바꿔 보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강 차관은 오는 5월 한국에서 열리는 'AI 미니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는 2025년 프랑스에서 2차 AI 안전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그 이전에 지난해 개최된 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를 점검하는 성격이다. AI 거버넌스를 주도적으로 논의함으로써 AI에 있어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 차관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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