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이 임신·출산 관련 질환도 실손으로 보장하고, 기후·가상자산·비대면 금융사고 보장 등 산업발전에 따른 신규 상품 발굴의 뜻을 내비췄다. 아울러 실손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비급여 관리강화,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등 보험산업 내실화를 위한 지속성장 지원도 약속했다. 오는 10월 시행 예정인 실손 청구 전산화와 관련해선, 조만간 해당 시스템을 운영할 업체 선정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이 회장은 3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올해 4대 핵심전략으로 △인구구조 변화대응 △디지털 혁신 △지속가능 보장체계 구축 △소비자 중심 서비스 확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공공의료데이터 기반 시니어·청년·어린이 맞춤형 보험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부인과·소와청소년과 등의 의료비를 실손보험에서 신규 보장하는 방향으로 표준약관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행 실손보험 표준약관에서는 임신·출산 관련 질환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 또한 디지털 혁신을 꾀하기 위해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 보험상품과 실손 청구 전산화 지원, 인공지능 기반 과실비율 분쟁심의 내실 강화도 다짐했다.
그간 존재하지 않았거나 인식이 어려웠던 형태의 '이머징 리스크(Emerging Risk)' 보장의 뜻도 내보였다. 이 회장은 "기후변화에 대비한 날씨보험 개발 기초데이터 구축과 관련 상품 발굴을 독려할 것"이라며 "또한 해킹·전산장애로 인한 소비자의 가상자산 피해 등을 보장하고, 전자금융거래 배상책임보험에 비대면 금융사고 보장 특약 신설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실손·자동차보험 제도 개선도 강조했다. 그는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등 물리 치료만으로 지난해 약 2조원 가량의 실손 보험금이 지급되는 등 비급여 과잉의료로 인한 보험금 누수가 심각하다"며 "대표적 실손 보험금 누수항목과 관련해 실손 표준약관 개선안을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보험 분야에선 경미사고에 대한 합리적 보상기준을 도입하고, 자동차 사고시 한방 과잉 진료비가 만연한 만큼 국토교통부와 함께 한방진료행위에 대한 세부심사기준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회장은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해 보험사기 근절, 비급여 보험금 조회시스템 구축, 과실비율·보험가입내역 조회 서비스 개선 등을 약속했다. 여기에 고령자·어린이 전용보험 판매채널 확대, 플랫폼 기반 결합 상품인 임베디드 보험 활성화 지원 뜻도 내비췄다.
이후 이어진 경영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실손과 관련된 질의가 이어졌다. 이 회장은 "조만간 의료개혁 TF가 가동될 예정인데, 손보업계 의견을 모아 과잉진료 등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논의들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실손 청구 전산화 관련해선 조만간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업체 선정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며, 오는 10월 전산화가 개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요양실손 보험에 대해선 "손보업계 뿐 아니라 생명보험업계도 요양실손 보험 취급과 관련된 문의를 당국에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국이 생보업계에도 요양실손 사업의 문을 열어줄지 상황을 지켜볼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양 실손에 대해서도 자기부담금 등 누수를 차단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추가 과잉진료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회장은 유병력자 실손 보험의 자기부담금이 커 가입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에 대해 "일반 실손의 자기부담금이 20%인 반면, 유병력자 실손의 자기부담금은 30%여서 가입자들의 부담이 큰 상황"이라며 "유병력자 실손 개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만성질환자의 경우 투약 여부 심사 없이 가입할 수 있도록 당국과 협의하는 등 가입 문턱을 낮추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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