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신축 아파트에 대한 전세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공급 물량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전세수급동향도 2021년 12월 말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수요 우위로 가파르게 기우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함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신축 아파트에 전세 수요가 몰리며 이들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격 변동률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수급동향(지난달 25일 기준)은 96.9를 기록했다. 2021년 12월 20일 같은 수치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세수급동향은 전세 공급과 수요 비율을 0(공급우위)에서 200(수요우위)까지 지수화한 지표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낮으면 공급 우세, 이보다 높으면 공급 부족인 상태다.
서울 전세 시장은 지난해 1월 중순 기준 지수가 60.1까지 하락한 후 다시 반등하며 수요 우위 시장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 특히 강서·동작·양천·영등포 등 서울 서남권 전세수급동향은 100.9를 기록해 3주 연속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서울 시내 전세 매물도 빠르게 소진되는 양상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전체 전세 매물은 3만1748건으로 2개월 전 대비 9%나 줄었다.
월별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와 변동률도 올해 들어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월간 전세가격지수는 87.5로 90에 다가섰다. 변동률도 전월 대비 0.52%로 전국 시도 중 인천과 함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2월과 1월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도 각각 0.28%와 0.45%를 기록해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꾸준히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해 5월 넷째 주 이후 4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이런 서울 전세 수요 불균형은 올해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202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전년 2만4404가구 대비 66%에 불과하다. 1990년 이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하 속도가 빠르지 않아 당분간 임차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아파트 전세에 대한 선호가 커지고 있는 반면 입주 물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이 이어져 서울 전세가격 상승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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