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일부 재건축 단지의 보류지 가격이 최근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 조합은 지난달 20일 보류지 매각공고를 내고 전용면적 59A㎡ 세 가구에 대한 매매기준 가격을 22억5000만원에서 최고 23억5000만원에 책정했다. 기존 입찰 공고를 낸 지 5일 만에 5000만원에서 1억원씩 가격을 추가로 올린 셈이다. 지난 입찰에서 잔여 6가구 중 일부 가구가 소진되면서 다시금 가격을 상향해 입찰에 나선 것이다. 일부 가구의 경우 1개월 만에 2억5000만원이나 가격이 상승했다.
보류지는 조합이 착오 등으로 조합원 물량이 누락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남겨둔 ‘예비 주택’을 말한다. 조합은 전체 가구 수의 최대 1%까지 보류지로 남겨놓을 수 있다. 가격 역시 조합이 정하는 방식으로 청약통장이나 가점도 필요하지 않다. 다만 자금 마련 기간이 짧고 시세보다 가격이 비쌀 수 있다. 부동산 상승기에는 보류지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보류지의 가격도 떨어진다.
다만 강남권에서도 일부 고가 단지의 보류지 가격은 하락하는 등 혼조 양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신반포14차재건축 조합은 올해 1월 전용면적 59㎡ 주택의 입찰가를 24억5000만원에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5월 입찰가인 24억9900만원보다 약 5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최초 입찰가인 25억5000만원 대비 1억원 가까이 입찰 기준가격이 떨어졌다.
해당 조합은 이번 공고에서 59A㎡타입의 최저 입찰가를 10억원에 제시했다. 올해 1월 4차 공고에서 제시한 10억5000만원보다 5000만원이나 가격이 빠진 것이다. 84TA㎡타입의 입찰가도 1월에는 13억5000만원이었지만 이달에는 13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1월 조합이 1차 공고에서 최초로 제시한 입찰가와 비교하면 가격이 3억원이나 하락했다.
은평구의 수색6재정비촉진지구 조합도 지난달 29일 2차 보류지 입찰 공고를 내고 전용면적 59㎡의 가격을 9억2561만원으로 결정했다. 전용면적 74㎡과 84㎡ 매물도 각각 11억4026만원과 12억4538만원으로 책정해 공고했다.
1개월도 되지 않아 직전 공고에서 제시된 입찰가보다 1억원에서 1억4000만원 가량 가격이 낮아진 것이다. 해당 조합은 지난 달 5일 59㎡ 물건의 가격을 10억2846만원으로 책정했다. 74㎡와 84㎡ 매물도 각각 12억6696만원, 13억8376만원에 입찰가를 정한 바 있다.
기존 주택 시장의 입지 양극화로 서울 아파트 보류지 가격에서도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과 지방 간의 양극화가 이제 서울 지역 간의 양극화로 이어지면서 강남권에서도 수요가 집중되는 곳에만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보류지 역시 입지 별 주택 시장 양극화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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