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압박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문을 열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북부의 에레즈 교차로 통과를 일시적으로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레즈 교차로는 지난 수년간 가자지구를 드나드는 유일한 통로 역할을 했던 곳이지만,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줄곧 문이 닫혀 있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아슈도드 항구를 통해서도 더 많은 구호 물품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남부 국경을 통과하는 케렘 샬롬 교차로를 통한 요르단의 원조품 반입도 늘릴 계획이다.
성명문은 “늘어나는 지원은 인도주의적 위기를 예방할 것이며, 전투의 지속성을 보장하고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결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30분간의 전화 통화를 한 뒤 몇 시간 이내에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민간인 피해, 인도주의적 고통, 구호 요원의 안전을 해결하기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조치를 발표하고 이를 시행해야 할 필요성을 확실히 했다"고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앞으로 몇 시간 혹은 수일 안에 이스라엘의 조치를 보기를 희망한다”고 말하며 조치에 따라서 미국의 대이스라엘 정책이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미국인 등 국제 구호 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구호요원 7명이 사망한 뒤 바이든 행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WCK는 이번 참극이 오폭이 아닌 이스라엘군의 의도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WCK는 성명을 내고 “WCK 차량을 겨냥한 군사 공격”이라며 “차량에는 WCK 표시가 있었으며, 차량 이동은 이스라엘 당국의 지시를 완전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WCK는 이스라엘군이 구호 요원들의 이동 일정 및 경로 등을 모두 인지하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독립적인 조사는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인도주의적 활동가에 대한 향후 공격을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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