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아침 이른 시간부터 많은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향했다. 약 2년 만에 돌아온 전국 단위 선거인 만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시민 약 20명이 관외투표를 위해 줄을 늘어서 있었다. 투표 사무원들은 관내·외 투표하는 공간이 다르다는 점을 연신 구두로 공지했고, 시민들은 자신의 투표 상황에 맞게 줄을 섰다.
투표소 관계자는 “투표가 시작되기 전에는 유권자들이 (2층 투표소에서) 1층까지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오전 6~7시쯤에는 관내투표자 줄이 길게 늘어섰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관외투표자분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경기 구리시 수택동주민센터에 설치된 사전투표소에도 오전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붐볐다. 출근 전 투표를 하러 온듯한 정장 차림의 시민도 다수 있었다. 한 노년 여성은 투표를 마치고 나가면서 함께 온 친구에게 “비례 정당이 많기도 하다”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낮 12시께 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주민센터 4층 다목적실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자 30여 명의 시민이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 대열에 합류했다. 관내투표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반면 관외투표자는 대기 없이 곧장 투표소로 입장이 가능했다.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거주하는 20대 대학생 최선화씨는 “학교 수업에 가기 전에 투표하기 위해 들렀다”며 “비례 정당 투표 용지가 너무 길어서 어느 정당에 투표를 해야할 지 헷갈렸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투표소 이름이 적힌 표지판 앞에서 ‘인증샷’을 찍었다. 다수 유권자들은 기표소에서 투표 도장을 손등에 찍은 뒤 투표소 밖으로 나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손등을 촬영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투표를 하러 왔다는 박모(19·여)씨는 “올해 투표가 첫 투표다. 지난 대선에 투표하러 가는 언니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날 가족과 함께 투표 인증샷을 찍은 뒤 투표 후기를 나누며 자리를 떴다.
비례 정당 투표 용지가 너무 길어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도 있었다. 영등포동주민센터 2층 다목적회의실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한 시민은 “비례용지가 너무 길어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는 것도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며 “선거용지를 접는 것도 너무 번거로웠다”고 불평했다.
이날 사전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은 ‘정권 심판’과 ‘정권 수호’ 둘로 의견이 나뉘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1동주민센터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정권심판을 위해 투표하려고 뛰어왔다. 투표 후 점심식사 후 일하러 가야 된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반면 방화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박충권(61)씨는 “윤석열 정권을 지키기 위해 사전투표를 했다”며 “문재인 정부에 너무 큰 실망을 해서 지난 대선부터 돌아섰다”고 했다.
한편 사전투표는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뤄진다. 유권자는 사전신고 여부나 거주지 등에 상관없이 신분증만 지참하면 전국 3565개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소 위치는 선관위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오후 6시까지 투표율은 15.6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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