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 900선 회복이 난항을 겪고 있다. 올 초 이차전지주를 대신해 코스닥 지수 상승을 견인해 온 국내 제약·바이오주와 헬스케어주 오름세가 꺾인 탓이다. 코스닥과 함께 업종 지수와 종목의 상승 움직임이 3월 하순부터 둔화하기 시작했고, 4월 첫째 주 들어서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7포인트(0.17%) 오른 873.76으로 출발했으나 1% 넘게 하락하며 마감했다. 이달 첫날 910대였던 지수는 꾸준히 하락해 870선 아래로 밀려났다. 기대했던 900선 회복 대신 올해 첫 거래일(878.93)보다도 더 하락했다.
주요 하락 요인은 제약·바이오주와 헬스케어주가 하락 전환하면서다. 지난 1일까지 4000을 웃돌던 '코스닥 150 헬스케어' 지수는 일주일 만에 3500대로 주저앉았다. 8일 종가 기준 HLB(-11.0%), 알테오젠(-12.9%), 삼천당제약(-26.4%), 레고켐바이오(-15.6%), 에스티팜(-12.3%), 케어젠(-12.3%), 에이비엘바이오(-17.7%), 보로노이(-10.3%), 엘앤씨바이오(-13.3%), 박셀바이오(-12.9%), 이오플로우(-12.0%) 등 다수 종목이 전주 대비 두 자릿수 손실률을 나타냈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와 헬스케어 업체들은 올해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이어 이달 미국 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와 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여하며 투자자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지고 인하 회수 축소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바이오주 상승세를 꺾어 놓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4월 1~5일 코스피 의약품과 코스닥 제약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밑돌았는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것이 4월부터 실적 우려와 동시에 반영되고 있다"며 "단기 조정이 이뤄질 수 있으나 금리 변곡점, 주요 신약 승인 예정 등 큰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중장기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며 1분기 실적을 통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고채 금리 상승 우려가 지속되며 주요 바이오테크 업종 약세가 지속됐다"면서도 "휴메딕스, 파마리서치 등 에스테틱 의료기기·의료용품 기업처럼 1분기 실적시즌 돌입에 따른 호실적 기대감이 유효한 기업들은 강세를 이어갔다"고 언급했다.
그는 "5일 시작된 미국 암학회 연례학술대회(AACR)와 24일로 예정된 임상종양학회(ASCO) 논문 초록 공개까지 단기 바이오테크 모멘텀은 제한적이고 매크로 환경도 비우호적인 만큼 이번 주 실적주로 수급 이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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