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빌트인 특판가구 구매입찰 담합행위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과징금을 물게 됐지만 올해 수익성에는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이미 과징금을 충당부채에 포함했기 때문이다.
8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211억5000만원을 지난해 충당부채 746억2200만원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당부채는 지출의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를 말한다. 과징금을 회계 지표상 이미 손실처리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한샘은 지난해 연결기준 621억5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과징금이 포함된 충당부채도 당기순손실에 일부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김유진 한샘 대표는 지난달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시현해 성장 모멘텀을 발현하겠다”며 “핵심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징금으로 인해 발목 잡힐 일이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다만 국내 부동산 시장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비우호적 환경이 장기화하고 있다. 한샘은 △고수익 핵심 상품 라인업 및 경쟁력 강화 △시공 운영체계 개선을 통한 품질과 효율성 증대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구현 △구매 및 물류 효율화를 통한 원가 개선 등 전략을 통해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공정위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아파트 신축 현장의 특판가구 납품업체를 결정하는 입찰에 한샘 등 중견 가구사와 기타 다수의 중소형 가구 업체들이 입찰 가격 등을 합의한 점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한샘 계열의 경우 한샘이 211억5000만원, 한샘넥서스가 41억1600만원 등 총 253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담합에 가담한 업체는 한샘과 한샘넥서스를 비롯해 현대리바트, 에넥스, 넵스, 넥시스디자인그룹, 케이씨씨글라스, 현대엘앤씨, 선앤엘인테리어, 리버스, 우아미, 꿈그린, 위다스, 대주, 파블로, 내외, 베스띠아, 매트프라자, 비앤드케이, 에몬스가구, 에스에프훼미리, 제노라인, 에넥스잠실특판, 동명아트, 한샘특판부산경남대리점, 스페이스맥스, 제스디자인, 라비채, 보루네오특판사업, 한특퍼니쳐, 세한프레시젼 등이다.
한샘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과징금으로 인해 (경영, 수익 지표 등)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해 흑자 전환 기조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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