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 방문에 나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양국 간 극초음속 활공체(HGV) 탐지 및 추적을 위한 위성망 구축 협력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9일 보도했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 이후 9년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10일 워싱턴DC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방미 기간 미국과 안전보장 및 경제 분야 등에서 협력 강화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미일 양국이 HGV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북한과 중국에 맞서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취지다.
HGV는 음속의 5배(시속 6120㎞) 이상 속도로 저공 비행해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은 위협적인 미사일로, 무기 체계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일 북한은 불규칙한 비행 궤적으로 요격이 어려운 글라이더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북한은 유사시 괌이나 일본에 있는 미군 증원 전력이 배치된 기지를 타격하기 위해 극초음속 미사일 사거리 연장을 추진해오고 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발표되는 공동성명에서 일본의 저궤도 위성망 구축에 미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을 명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은 또한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위성을 공격하는 '킬러 위성'을 개발하는 점을 고려해 우주공간 감시에서도 협력할 것을 확인할 예정이다.
11일 오전에는 아베 총리 이후 9년만에 일본 총리로서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 연설에서 일본이 미국과 함께 국제 질서 유지 책임을 담당한다는 자세를 강조할 예정이지만, 과거사 및 전쟁에 대한 반성은 언급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굳혔다고 지지통신이 최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기시다 총리의 이번 방미는 미국이 일본에게 대중국 견제의 첨병으로서 더욱 큰 역할을 부여하는 것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미일 간 무기 공동 개발 및 생산, 일본 자위대와 주일미군 간의 지휘 통제 연계 강화에 대해 논의하게 된다. 또한 반도체 등 전략 물자의 안정된 공급망 및 첨단 기술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할 전망이다.
기시다 총리는 방미 전 CNN 인터뷰에서 “일본의 억지력과 (군사적) 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은 미일동맹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총리는 12일에는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해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차 등에 탑재하는 배터리 공장 건설 예정지 등을 시찰하고 14일 일본으로 귀국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에 대해 "일본 기업의 대미 투자를 홍보할 목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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