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시장의 침체기가 지속 중인 가운데 스마일게이트의 다중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가 구세주로 떠올랐다. 다수 이용자가 하나의 비플레이어 캐릭터(NPC)를 공격하는 신규 레이드를 추가한 효과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다양한 신작을 선보이며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9일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4월 첫째 주(1~7일) 전국 PC방 사용시간은 1429만 시간으로 전주보다 2.9%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는 10.6%, 전년보다는 6.7%가 각각 줄었다.
PC방 규모도 매년 후퇴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집계한 2022년 기준 전국 PC방 업체는 8485곳으로 2009년 2만1647곳에서 14년 사이 3분의1 토막이 났다.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 PC방 선호도가 줄어든 게 발목을 잡았다. 여기엔 주목할 만한 신작이 부재했던 탓이 컸다.
스마일게이트는 자사 대표 게임인 로스트아크의 업데이트를 통해 'PC방 외면 현상'을 막는 방어막 역할을 했다. 로스트아크의 첫째 주 PC방 사용시간은 88만2587분으로 전주보다 20.5% 늘었다. 이에 힘입어 인기 게임 상위 5위권에 재진입했다.
업계에선 지난달 27일 신규 레이드인 '에픽 레이드'를 업데이트한 효과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16명이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베히모스'가 가장 먼저 등장했다. 베히모스는 각 부위를 공격하고 파괴할 수 있으며, '부위 손상도 시스템'을 통해 각각의 손상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외에도 봄맞이 PC방 이벤트 등을 함께 진행하며 PC방 이용을 촉진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로그는 "(로스트아크가) 내달 1일 스페셜 컬래버레이션을 예정하고 있는 만큼, PC방 사용시간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스마일게이트는 기존 게임의 재흥행 속에, 신작 여러 편을 선보이며 업권 내 입지를 한층 더 견고히 할 계획이다. 당장 자회사인 슈퍼크리에이티브가 개발 중인 역할수행게임(RPG)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와 엔엑스쓰리게임즈가 개발을 맡은 MMORPG '프로젝트L'의 연내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프로젝트L은 PC와 모바일을 동시 지원하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에서 서비스한다.
모바일 MMORPG 최고 기대작인 '로스트아크 모바일'도 막바지 개발 작업이 한창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3'에 시연대를 마련하고 이용자들에게 최초 공개했다. 당시 평균 2~3시간의 대기 시간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모든 게임 시연 부스 중에서도 단연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시연 버전의 완성도가 높았던 만큼, 연내 출시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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