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인하 흐름에 중저가 요금제 '붐'...달갑잖은 이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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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기자
입력 2024-04-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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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들이 데이터 무제한 고가 요금제에서 중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는 현상이 확대됐다.

    가입자가 중저가 요금제로 몰릴수록 무선 수익 상당수를 차지하는 5G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5G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저가로 변경하는 만큼,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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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G 무제한 가입자 2022년 46%→2024년 31% '뚝'

  • 이통사 이길 힘은 출혈뿐...알뜰폰업계 안간힘

  • "우리도 어렵다" 수익 하락 예고에 이통사 '울상'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최근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들이 데이터 무제한 고가 요금제에서 중저가 요금제로 갈아타는 현상이 확대됐다. 통신사업자의 무선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5G 수익성 하락이 예고되면서 이통 3사는 고심에 빠졌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G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비중은 전체에서 31.3%를 차지했다. 2022년 6월 46%와 비교해 14.7%포인트(p)나 감소한 수준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향후계획' 자료를 보면, 올 2월 현재 이통 3사 중저가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는 621만명을 돌파해 5G 전체 가입자의 19%를 넘어섰다. 과기정통부는 장기적으로 1400만명 이상 국민에게 연간 5300억원 수준의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현상은 생활물가 상승과 정부의 국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이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통 3사가 데이터 중간 구간(20~100기가바이트·GB)을 신설하고, 월 4만원대 중후반이었던 5G 요금 최저구간을 최대 1만원 낮추도록 독려해 왔다. 고물가 시대에 가계통신비를 줄여 이용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앞으로 중저가 요금제 쏠림 현상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관련 통계를 보면 7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이용자는 중간 구간으로, 5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4만원대 이하 요금제로 하향 변경하는 추세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2월 7만원 이상 고가요금제 가입자는 41%로 2022년 6월 53% 대비 12%p 줄었다. 정부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 폭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기대만큼 중저가 요금제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나온다. 통신업계에는 이른바 '중저가 요금제' 전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에 따라 이통 3사는 지난달부터 3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은 최대 50만원대로 올렸다. 정부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통신비 인하가 필요하다며 요금제 인하와 지원금 확대를 꾸준히 요청해서다. 

알뜰폰업계는 최근 월 110원짜리 저가 요금제까지 선보이며 생존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중저가 요금제 구간은 확대된 데다 돈까지 풀어내는 이통 3사와의 가입자 유치 경쟁을 하려면 출혈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통 3사도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가입자가 중저가 요금제로 몰릴수록 무선 수익 상당수를 차지하는 5G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서다. 5G 고가 요금제 가입자가 중저가로 변경하는 만큼,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향이 확대할수록 5G 인프라 구축에 들인 초기비용을 회수하는 속도 또한 느려진다.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다른 통신사나 알뜰폰 고객이 우리 회사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이 또한 사실상 출혈 경쟁의 결과물이라 기대가 크지는 않다"며 "5G 수익성 기대가 점차 낮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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