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거물 '올드보이'들이 4‧10 총선을 계기로 국회로 복귀했다. 전남 해남·완도·진도 선거구의 박지원 후보, 전북 전주병의 정동영 후보는 5선에 성공했다. 경기 하남갑의 추미애 후보는 6선에 성공하며 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의장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후보는 1942년 6월 5일생으로 만 81세다. 이는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만 76세로 당선됐던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충북 보은·옥천·영동)의 지역구 최고령 당선자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역대 최고령 당선자는 1992년 제14대 총선에서 통일국민당 전국구 1번으로 당선된 문창모 전 의원으로 당시 만 84세였다.
'금귀월래'(金歸月來, 지역구에서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에 여의도로 돌아온다)로 유명한 박 후보자는 이번 총선에선 평일에는 지역구 유세, 주말과 휴일에는 전국 격전지를 돌며 후배들을 지원했다. 언론 대응에도 적극 나서면서 80대 올드보이가 아닌 현역 '스토롱 보이'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전남 진도 출생인 박 후보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유명하며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했다. 박 후보는 "해남·완도·진도 발전을 위해 마지막 석양, 나 자신을 불태우겠다"며 본인의 정치력을 발휘해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정동영 후보는 전북이 배출한 대선주자급 정치인으로 '전북의 아들'로 불린다. MBC앵커 출신으로 1996년 정계에 입문해 15대 총선에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2년 대선 당시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경선을 치렀고 참여정부에서는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맞붙어 26.14%의 득표율로 낙선했고 이후 굴곡의 정치인생이 시작됐다. 2009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를 통해 3선에 성공해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19대 총선에서 강남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후보로 4선을 달성했지만, 21대 총선에서 김성주 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22대 총선에서는 당내 경선에서 김 의원을 꺾고 승리, 8년 만에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추미애 후보는 경기 하남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이용 국민의힘 후보를 꺾었다. 추 후보는 민주당 대표를 역임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문재인 정부 탄생을 주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법무부 장관을 지내며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악연이 있다.
추 후보는 1958년 대구 세탁소집 둘째딸로 태어났고, 1982년 23세의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의 길을 걸었다. 이후 1995년 DJ에 발탁돼 정치인이 됐고 다음해 제15대 총선에서 헌정 사상 최초 여성 판사 출신 국회의원으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사상 최초 여성 지역구 5선 의원으로 이번에 6선에 성공하면서 사상 최초 여성 국회의장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국회의장은 입법부의 수장으로 국가 의전서열 2위다. 추 후보가 국회의장이 된다면 윤석열 정부 견제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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