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올라가겠다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뜻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창당 39일밖에 안 된 조국혁신당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최소 12석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초 목표했던 의석수(10석)를 뛰어넘은 숫자로 조국혁신당 '돌풍'이 확인된 셈이다. 다만 조 대표에게 걸려 있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향후 당 운명이 다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KBS·SBS·MBC)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비례의석 12~14석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더불어민주연합이 178~197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범야권이 200석 안팎으로 압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국혁신당은 원내 3당 지위를 얻는 동시에 국회 주요 사안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200석은 개헌과 대통령 탄핵소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존재감을 뚜렷하게 증명했다.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외치며 빠르게 야권 지지층을 결집했고, 총선 전국 유세 일정을 '응징투어'라 이름 붙이며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 조기 종식'을 내세웠다. 이들이 다녀온 응징투어 지역은 부산·대전·대구·인천·경기 수원·용인갑·성남·김포·서울 동작을 등 상대적으로 야권이 열세인 곳이다.
강미정 대변인은 출구조사 이후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서울 동작을에서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현장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며 "(야권 압승이란 결과는) 민주당 열세 지역을 찾아다니며 유세한 영향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 동작을에서 민주당이 우세라는 출구조사가 나오자 조국혁신당 개표상황실에선 큰 박수와 환호성이 나오며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조국혁신당은 22대 국회 개원 즉시 윤석열 정권 심판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조국혁신당이 만들 우리의 정치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며 "개헌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한동훈 특검법은 조국혁신당 1호 공약이다. 손준성 검사 고발 사주,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취소소송 상고 포기, 한동훈 딸 논문 대필 등이 포함돼 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각종 특검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는 지난 9일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된다면 김건희씨가 법정에 서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며 개헌도 "가능하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헌법적 권한을 오남용한 것"이라며 "범야권 200석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운명은 조 대표의 대법원 판결에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조 대표는 2심에서 사문서 위조, 허위작성 공문서 행사, 업무방해,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만약 대법원에서 형량이 그대로 확정되면 조 대표는 감옥에 가야 한다. 법조계에 따르면 통상 대법원 선고까지 1년 정도 소요되는 걸 감안할 때 조 대표에 대한 선고는 내년 2월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조 대표는 국회의원직을 상실한다. 정당법과 국회법에 의해 당대표직도 유지할 수 없다. 2년 수감 기간이 끝나도 5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차기 대선 등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 당장 내년 초부터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이 돼 당이 구심점을 잃고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조 대표는 총선 전 인터뷰에서 "법정구속이 안 되면 원외 당대표로서 당무는 가능하다"면서도 "구속되면 당대표는 그만둬야 하지 않나"라고 답했다.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는 "(조국혁신당은) 단일한 특정 이념이 아니더라도 복지국가와 행복국가로 나아가고, 지금처럼 각자도생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에 쉽게 분열하지 않을 것"이라며 동력 상실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자신이 구속돼 의원직을 상실해도 다음 순번 후보가 이어받는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 당선 가능권(14석)은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백선희, 김형연 후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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