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 가계대출이 두 달째 감소세를 나타냈다. 은행권 가계대출이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2월 말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고 일부 부동산 정책대출의 재원이 주택도시기금으로 집행되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3월 중 가계동향’에 따르면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줄었다. 감소 폭 역시 전월(1조9000억원)보다 커졌다. 가계대출은 오름세로 전환했던 지난해 4월(1000억원) 이후 11개월 만인 올해 2월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500억원 증가해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이 12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1조6000억원 줄었는데, 전월 대비 가계대출이 축소한 건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3월(7000억원) 마지막으로 감소세를 보인 이후 지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 2월 말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된 스트레스 DSR 등이 전체 가계대출의 감소를 이끌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억제와 안정적인 관리를 목표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스트레스 DSR을 시행했다. 대출 기간 중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해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를 DSR 산정 시 부과하기 때문에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여전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상승 폭은 크게 줄었다.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5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지난 2월(4조7000억원) 상승 폭보다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기타대출의 경우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2조1000억원 줄며 전월(2조8000억원)에 이어 감소세가 유지됐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의 정책대출인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이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집행되며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었다. 디딤돌과 버팀목은 각각 서민의 주택 구입 자금,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인데, 주택도시기금의 재원이 소진되면 은행이 자체 재원으로 대출을 실행한다. 지난달 중순까지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대출이 집행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줄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경우 감소세를 유지했다. 다만 지난달 총 3조3000억원이 감소해 전월(3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줄었다. 상호금융과 보험은 지난달 각각 2조4000억원, 2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감소 폭이 축소했고, 여신전문금융회사(4000억원), 저축은행(3000억원)은 확대했다.
금융당국은 “고금리가 지속하고 주택거래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영향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취급된 디딤돌·버팀목 대출 실적을 포함해도 가계대출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향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주택시장·금리 동향을 면밀히 관찰해 가계부채를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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