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LA다저스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미국 법원에 출두했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오타니와는 접촉이 금지됐다.
12일(현지시간) AP와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 판사는 미즈하라의 보석을 허용했다. 다만 미즈하라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피해자인 오타니 선수나 증인과는 접촉해서는 안된다는 조건과 도박 중독 치료를 명령했다.
미즈하라의 보석에는 2만5천달러(약 3500만원)의 보증금이 걸렸고 돈을 내지 않고 당사자가 서명하기만 하면 보석이 허용된다고 AP는 설명했다. 미즈하라가 보석 조건을 위반할 경우에는 이 금액을 내야 한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판사가 내린 보석 조건에 대해 "(의뢰인이) 전적으로 그렇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즈하라의 기소 인부 심리는 다음 달 9일로 정해진 상태다.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는 이날 법원에 자진 출두했다. 미즈하라는 기소된 사건 내용과 보석 조건을 이해했는지를 묻는 판사의 말에 "네"(yes)라고만 답변했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오타니의 예금 계좌에서 1600만 달러(약 221억 6000만원) 이상을 몰래 빼돌렸다. 이를 도박업자에게 송금했으며 2년여간 오타니 은행 계좌에 연결된 연락처 정보를 바꿔놓는 수법으로 발각을 피했다. 은행에 전화해 자신이 오타니라고 속여 은행 측이 거액의 송금을 승인하게 만들기도 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통해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오타니를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결론지었다.
AP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베팅 순손실액이 약 4100만 달러(약 568억원)에 달하며, 도박에서 1억 4200만 달러(약 1967억원)를 따고 1억 8300만 달러(약 2535억원)를 잃었다. 돈을 땄을 때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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