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의 해외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의 글로벌 영역 다툼이 치열해지고 있다. 동남아에 이어 북남미 시장에 안착한 두 은행은 동유럽에 신규 채널을 만들며 활동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을 모두 합산한 금액은 약 79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순이익(약 4291억원) 대비 86.3%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하나·신한은행의 글로벌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하나은행의 지난해 해외 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17배 늘었으며 신한은행 순이익도 2022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해외 법인 9곳 모두 흑자를 달성했다. 2022년 971억9100만원의 적자를 냈던 중국 법인은 지난해 순이익이 1020억원 증가해 총 48억9300만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은 지난해 38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해외 법인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멕시코 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9.9배 증가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북미 위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됨에 따라 완성차 등 신규 금융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해외 법인 10곳 중 9곳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 대비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베트남, 카자흐스탄, 일본, 독일, 멕시코 등 5곳에 달한다. 특히 멕시코·독일 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멕시코·독일 법인 기준금리가 상승한 영향"이라며 "멕시코는 금리 상승으로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으며 독일도 이자이익이 확대되며 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은 동남아·북남미를 넘어 점차 동유럽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폴란드개발은행(BGK)과 협력을 맺는 등 신규 채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도 2014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2021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동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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