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무기 거래 체결 규모는 800억 달러 이상으로 평년 대비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지원이 확대되면서 미국 방위업체에 무기·군수품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이 넘쳐나는 일부 수요를 우방국의 무기 수입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높은 성능과 품질, 합리적 가격, 빠른 납기가 강점인 한국 무기 도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미군 등에 조달 제품을 수출할 때 세금 등으로 인한 가격상 불이익을 피할 수 있는 한·미 간 국방상호조달협정(RDP-A)의 체결이 올해 안에 가시화되면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최근 실전 배치가 이뤄지는 추세로 HD현대의 자율운항 기술, 첨단 방산 AI를 접목해 고성능 선체 개발에 나선다. 지난 2월에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군 해군성 장관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해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논의했다. 미국 조선소들은 인력 부족과 노후한 시설 등으로 건조 비용이 한국보다 비싸고 건조 시간도 길다. 미중 패권경쟁 속 해양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글로벌 조선업 강자인 국내 방산업계와의 협력이 요구된다.
LIG넥스원의 유도로켓탄인 비궁의 수출도 기대된다. LIG넥스원은 지난해부터 비궁의 북미 수출을 위해 미 국방부의 해외성능시험(FCT)을 4차례 진행했다. 올해 2차례의 시험발사를 앞두고 있다. 성능이 검증되면 미 국방부에 수출이 가능해진다. 비궁의 대당 가격은 미국의 주력 유도로켓인 헬파이어보다 3배 낮지만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경쟁력을 갖는다. 미군서 무기체계가 검증되면 NATO국가를 포함한 전 세계에 추가적인 수출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LIG넥스원의 미 군용 로봇 시장의 확장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회사는 오는 6월쯤 미 4족 보행 로봇 개발사 고스트 로보틱스 인수를 마치면 정밀타격(PGM)과 감시정찰(ISR), 항공전자/전자전(AEW), 지휘통제/통신(C4I)에 이어 로봇 분야까지 방산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로봇견 '비전60'의 기본 모델 단가는 15만~30만 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3조원어치 전차를 수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다목적무인차량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회사는 장갑차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1회 충전 시 100㎞ 이상 주행하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개발했다. 한화에어로는 아리온스멧으로 미국 해외비교성능시험(FCT)을 진행하고 있다. 시험평가를 마친 후 미국 국방부가 도입을 확정하면 전차 수출길이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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