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원의 Now&Future] 챗GPT 500일… AI 산업의 우리나라 글로벌 경쟁력을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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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논설위원장
입력 2024-04-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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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논설위원장
[곽재원 논설위원장]




“ 질문; 생성형 AI인 챗GPT가 출시된 지 4월 13일로 500일이 되었다. 그동안 챗GPT가 급속한 속도로 우리 사회에 수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를 몇 개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응답;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는 진행형이다. ^ 자동 번역 및 통역 기술의 발전으로 언어 장벽이 줄어 들었다 ^ 의료 및 의학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진단 및 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 금융 분야에서는 AI를 통한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통한 금융 상품이 개발되고 있다 ^ 교육 분야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및 교육 콘텐츠의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 자동차 산업에서의 운전 보조 시스템 및 자율 주행 기술이 발전되고 있다 ^ 물류 및 제조 산업에서 로봇 및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챗봇을 통한 고객응대가 더욱 개선되고 있다 ^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AI가 창의적인 작품을 생성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AI의 진보에 따라, AI 기술은 보다 인간과 유사한 학습, 추론, 결정 기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사회에서는 더 많은 영역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따른 윤리적, 법적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챗GPT와 대화한 내용을 일부 소개해 봤다. 지금 챗GPT와의 대화는 기술발전에서부터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 정치적 변화, 사회 및 문화운동, 경제발전, 우주탐사, 의료혁신, 디지털 혁신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하게 이뤄진다. 챗GPT를 필두로 생성형 AI가 지난 500일 동안 몰고 온 무수한 변화를 간결하게 정리하기는 어렵다.
연일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챗GPT는 GPT-3, GPT-3.5 에서 최신 모델인 GPT-4로 진화하면서 그 성능 향상에 많은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하고 있다. 미 MIT 미디어랩과 도쿄대 등은 "인류는 지난 몇 달 동안 루비콘 강을 건넜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챗GPT의 등장으로 생성형 AI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오픈AI라는 인공지능 개발 회사가 발표한 이 기술은 며칠 만에 비즈니스에서 교육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사물을 생각하는 방식을 일거에 바꾸어 놓았다.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버튼 클릭 한 번으로 편지, 회고록, TV 대본 등 거의 모든 것을 작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용자가 할 일은 몇 가지 핵심적인 프롬프트(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뿐이다.
이 기술은 매우 흥미진진하면서도 동시에 저널리스트부터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일반 대학의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류가 당연하게 받아들여 온 모든 것을 대체할 것을 예감하게 한다. 결국 일반인의 눈에는 그것이 AI가 만든 것인지, 인간이 쓴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이 문제는 생성형 AI의 도덕적 사용에 대한 경종을 울렸을 뿐만 아니라, AI가 자신의 역할을 멸종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TV와 영화 시나리오 작가들을 약 5개월에 걸친 파업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지난 500일 동안 우리가 실감한 것은 생성형 AI가 모든 것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오늘날 비즈니스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과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2022년 11월 챗GPT가 출시된 이후 생성형 AI 기능은 세계 경제에 연간 4조4000억 달러(약 620조원)의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챗GPT는 검색의 개혁과 새로운 창조의 물결을 일으켜 기존 제품 로드맵을 바꾸는 요인이 되었다. 챗GPT는 기업들에게 AI 투자의 관문으로 자리 잡았다. 미 컨설팅회사 가트너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주요 기업 경영진의 45%가 AI 투자를 늘리는 이유로 챗GPT의 인기를 꼽았다. 수많은 기업과 일반 사용자들이 생성형 AI의 혜택과 위험을 목격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과 창의적 프로세스의 미래, 혁신의 윤리와 규제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질문도 많이 등장했다.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AI의 진보를 방치하면 챗GPT의 영역을 넘어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챗GPT가 업무와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는 트래픽 수치가 말해준다. 시밀러웹사에 따르면 2022년 11월 30일 데뷔 이후 챗GPT의 모바일 및 데스크톱 웹 트래픽은 공개 당일 15만3000회, 2022년 12월에는 2억6600만회, 2023년 10월에는 17억회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금은 20억회를 넘어섰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어떤 의미에서 아직도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고 평가한다.
포브스지가 보도한 챗GPT 1년 (2023년)의 발자취는 매우 흥미롭다.
1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폭넓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챗GPT와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2월: 챗GPT 공개 후 불과 2개월 만에 오픈AI는 유료 버전인 챗GPT 플러스를 발표했다.
3월: 오픈AI가 챗GPT용 새로운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음성인식용 AI 모델인 휘스퍼를 공개하고 동시에 스냅, 인스타카트, 샵파이와의 제휴도 발표했다. 몇 주 후 오픈AI는 익스피디아, 카약, 크라나, 슬랙, 오픈테이블, 자피어 등 주요 브랜드가 이름을 올린 다양한 신규 플러그인을 발표했다. 한편 챗GPT가 다양한 주제에서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부추기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 1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됐다.
4월: 챗GPT의 오보와 '허시네이션'(환각)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오픈AI가 AI의 안전성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발표했다. 모델 GPT-4가 GPT-3.5에 비해 사실에 기반한 답변을 반환할 가능성이 40%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5월: 오픈AI의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샘 올트먼은 미국 상원에서 열린 첫 AI 관련 공청회에서 AI의 위험성에 대한 의원들의 다양한 질문에 답하고 정부 규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GPT-4에 대한 조기 액세스 제공 등 여러 가지 새로운 기능을 갖춘 챗GPT의 새로운 iOS 앱이 애플 앱스토어에 등장했다.
6월: 챗GPT에 처음으로 이용 감소가 나타났으며, 초여름 정체기에 웹 트래픽이 10% 감소했다. 같은 달, 챗GPT 관련 우려가 2건의 소송으로 발전해 오픈AI의 데이터 수집과 콘텐츠 제작이 저작권법 및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소송이 제기됐다.
7월: 오픈AI를 비롯한 관련기업(앤서픽,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백악관과의 면담에서 AI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윤리적 개발에 대한 각 사의 계획을 논의했다.
8월: 오픈AI는 자사의 LLM을 사용하여 기업용 새로운 보안 및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을 갖춘 기업용 챗GPT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9월: 새로운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챗GPT에서 '보고', '듣고', '말하는' 방법을 새롭게 추가했다. 며칠 후 드디어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발표됐다.
10월: 같은 플랫폼 내에서 직접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으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DALL-E 3가 챗GPT플러스와 챗GPT 엔터프라이즈에 추가됐다. 같은 달, 바이든 대통령의 AI 관련 대통령령 서명을 앞두고 오픈AI는 다른 프런티어 모델 포럼 회원사들과 함께 AI의 안전을 위해 1000만 달러를 추가로 기부했다.
11월: 오픈AI가 주최하는 첫 개발자 콘퍼런스 '데브데이(DevDay)'가 개최되어 챗GPT의 커스텀 버전을 쉽게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공개됐다. 11월 후반에는 이사회가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 그레그 브록먼을 갑작스럽게 해고했다가 다시 불러들이는 등 극적인 한 주가 있었다. 또한 챗GPT가 책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작성함으로써 미국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새로운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쨌든 챗GPT가 공개된 것을 기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글, 아마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하이테크 기업이 생성형 AI에 뛰어들었다. 매일매일 흥미로운 기술 스토리가 쏟아져 나온다. 생성형 AI는 글로벌 기술산업과 동의어가 되었다. 역사상 이보다 더 큰 영향을 이토록 빠르게 미친 기술은 없다.
그렇다면 챗GPT 이후 노동 시장은 정말 AI로 대체되고 있을까? 노동시장 동향 등을 분석하는 블룸베리가 챗GPT가 출시되기 한 달 전인 2022년 11월 1일부터 2024년 2월 14일까지 500만명의 프리랜서 일자리를 조사해 그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생성형 AI 기술의 등장 이후 프리랜서 노동 시장에 눈에 띄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작문, 번역, 고객 서비스 업무가 크게 감소한 반면 비디오 편집과 제작, 그래픽 및 웹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직종에서는 작업량이 각각 39%, 8%, 10% 증가했다. 한편 일자리가 증가한 AI 관련 기술로는 AI 콘텐츠 생성, AI 에이전트 개발, 오픈 AI의 챗GPT API 통합, AI 앱 개발 등이 증가세를 보였다. 이 조사는 AI 기술 발전이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진하고 있으며, AI 도구가 충분히 정교하지 않은 분야나 창의적인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 직종에서는 여전히 인간 노동자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챗 GPT와 대화를 나눴다.
“질문; 생성AI를 포함한 전체 AI 분야에서 한국은 어느 정도 실력이 있다고 보는가. 아울러 한국이 극복해야 할 과제를 몇 가지 꼽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응답; 한국은 글로벌 AI 경쟁력에서 7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정부 전략과 인프라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상업화와 인재 면에서는 점수가 낮은 편이다. AI 산업 분야에서도 한국은 62개국 중 6위를 기록하며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인재 육성과 AI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AI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있다. 현재 개발자들 사이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네이버가 카카오, 삼성, 업스테이지보다 우위에 있다. 주목받는 AI 스타트업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부회장이 비밀리에 방문한 국내 AI 스타트업 5곳으로 루닛 테크놀로지, 마인드 AI, 스캐터랩, 업스테이지, 프렌들리를 들 수 있다. ”
 
AI 전문가들은 ’AI 산업혁명‘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전 세계 이용자들이 매일 챗GPT에 많은 정보를 보내면서 자가증식적으로 AI가 진화하고 있다. 한국이 이런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글로벌 AI 기술경제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는 한층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다.



곽재원 필자 주요 이력 

▷전 중앙일보 경제부국장, 도쿄특파원 ▷전 서울대 공과대학 초빙교수 ▷전 한양대 기술경영학 석좌교수 ▷전 경기도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원장 ▷현 가천대·호서대 초빙교수 ▷현 아주경제 논설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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