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외지인의 아파트 매수 움직임이 활발하다. 외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송파구와 노원구로 파악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안전한 투자처로 꼽히는 서울 아파트에 타 지역 거주자의 매매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2월까지 비(非)서울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1185건으로 지난해 1~2월 914건 대비 29.7% 증가했다. 서울에서 매매된 아파트 4채 중 1채는 타 지역 거주자의 원정 매입인 셈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줄곧 감소하다가 올해 1월부터 상승 전환한 모습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원정 매입 건수는 지난해 8월 1028건으로 1000건을 넘었으나 같은 해 9월(874건)부터 감소세로 전환해 △10월 635건 △11월 526건 △12월 408건으로 급감했다. 4개월 만에 외지인 매매 거래건수가 반토막 난 것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올해 1월엔 564건, 2월엔 621건으로 2개월 연속으로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평균 매매 비중도 올 들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 2456건 중 외지인 매매는 564건으로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2월 외지인 매매 비중은 23.3%로 0.3%포인트(p) 올랐다. 이는 2년 전인 2022년 1~2월(평균 21%)과 비교하면 2%p 이상 뛴 수준이다.
이러한 경향은 지방 아파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서울 아파트 값이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하자 서울 입성을 위해 매수세가 들어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에 대한 타 지역 사람들의 매수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일 때엔 지방 집값의 하락 폭이 서울보다 크고 회복하려면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증여나 투자 목적으로 서울에 아파트를 매수하려는 외지인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원정매입 비중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3만6439건) 중 외지인의 원정 매입은 24.5%(8955건)였다. 이는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최고치다.
외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서울 자치구는 송파구와 노원구로 조사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3개월(지난해 12월~올해 2월까지)간 외지인 매입 건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송파구(128건), 노원구(122건), 강남구(99건), 강동구(79건) 등의 순이었다. 송파구의 외지인 매매 비중은 26.1%로 서울 자치구 중 1위를 차지했다. 노원구는 23.3%로 송파구의 뒤를 이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송파구와 노원구는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 장벽이 높지 않기 때문에 외지인들의 선호도가 높다"면서 "송파구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속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물이 많은 것이 이점이다. 노원구 역시 9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려 있어 외지인들의 매수 문의가 많은 지역"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