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전분기 대비 23~28%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2분기 낸드 가격은 13~18% 상승에 그치며 1분기보다 상승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기업형 SSD(eSSD)는 20~25%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기업용 SSD는 북미 클라우드의 수요가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지만, 중국 클라우드와 서버 브랜드의 수요 증가로 가격 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앞서 트렌드포스는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도 전분기 대비 최대 20% 상승한다고 내다봤다. 1년 이상 지속됐던 불황 국면을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PC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반도체 '업턴(상승국면)'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메모리 구매자들은 가격 인상 등에 대비해 안전 재고를 확보하기 위해 구매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7%, 931.25% 증가한 수치다. '어닝 서프라이즈' 배경은 메모리 부문의 이익 개선 때문으로 추정된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D램 대비 상대적으로 기대가 낮았던 낸드 이익이 인공지능(AI) 서버에서의 eSSD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빠르게 개선되면서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근접했다"며 "향후 메모리 이익 개선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컨센서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1조9850억원, 영업이익 1조5056억원으로 추정된다. 추정치대로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이어 6개분기 만에 조단위 영업이익을 달성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함께 고부가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효과가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HBM3(4세대)을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면서 HBM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시장 점유율 52.5%를 차지할 전망이다. 전년보다 5.0%p 상승한 수치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고부가 D램인 DDR5와 HBM3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HBM인 HBM3E를 통해 엔비디아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의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HBM3E에 친필로 '젠슨 승인(JENSEN APPROVED)'이라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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