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통령들과 함께 했나
-노무현 대통령 때 입사를 해서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초반까지 일을 했고 한국에 방한하는 많은 정상들을 경호하는 일을 했다.
‘청와대를 떠난 배우’는 어떤 책인가
- 2013년에 청와대를 그만뒀고 배우는 6년차다. 청와대에서 일했던 경험이 워낙 특이하다 보니까 다양한 인터뷰들을 했다. 인터뷰로만 나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다가 중간점검 차 내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했다.
어쩌다가 청와대에서 경호관을 하게 됐나
- 제 이전에는 여자들이 대통령 경호관이 될 길이 없었다. 저는 선천성 심장병 환자라서 아직도 가슴에 흉터가 있는데 그때 당시 많은 분들이 헌혈을 해주셔서 건강을 찾고 지금 살고 있는데 나도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기자나 PD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서 공부를 하다가 대학교 졸업할 때쯤에 처음으로 대통령 경호실에서 여자를 뽑는다는 기사가 나온 걸 보고 지원을 하게 됐다.
어렸을 때 한번쯤은 대통령이라는 꿈을 꾸는데 생각했던 대통령의 모습과 실제로 가까이에서 본 대통령의 모습은 어떻게 달랐나
- 사실 저희한테는 경호 대상일 뿐이다.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그 사람의 안전을 보장해야 되는 거다. 수많은 국민들의 투표로 뽑힌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 분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보이기 보다 경호를 받아야 될 대상으로만 인식 되어 있었다.
가까이에서 생활을 하지만 경호원을 '생각하는 그림자'라고 이야기한다. 생각하되 그림자처럼 있는듯 없는듯 일을 하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대화를 하지는 않았다. 말이 필요 없도록 지원 하는 역할이다.
원래 꿈은 무엇이었나
-제가 심장병 환자였기 때문에 아주 어렸을 때는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했는데 의사는 공부를 아주 잘해야 돼서 되지 못했다. 커다란 꿈 없이 주어진 상황 속에서 충실하게 살았다.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고 고등학생 때가 IMF를 직격탄으로 맞아서 등록금이 저렴한 학교로 가고 싶었다. 그래서 사관학교도 지원하려고 했었다.
청와대 경호관이 됐을 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너무 신기해했다.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니까 대통령은 어떤지, 청와대 생활 등에 대해서 궁금해한다.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은 밥 뭐 먹는지 물어보는데 특별한 건 없고 똑같은 회사원이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는 1급 기밀 시설이었는데 경호관이 됐다는 걸 말해도 됐나
-사실 말을 하지 않는다. 부모님이나 가족들한테도 제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는지 알리지 않게 했다. 그래서 부모님도 한번도 자랑을 하신 적이 없다.
청와대 여성 최초 경호관으로서 대통령과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국빈 경호를 많이 했는데 미 국무장관과 일본 전 총리였던 이베 신조 경호를 많이 했는데 그분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해주시는 경우 많았다. 아베 신조의 경우에는 피습을 당했다는 소식을 드라마 촬영장에서 들었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청와대라는 곳은 어떤 곳이었나
-직장이다. 대통령이 업무를 보는 공간이다.
경호관의 하루일과는 어떻게 됐나
- 여성1호로 들어갔다 보니까 체력단련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운동을 통해서 체력단련을 하고 행사준비를 했다. 경호관들은 끊임없이 승진을 하고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사격, 무술, 체력, 영어 시험을 보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된다.
배우로 경호원 역을 맡기도 했는데 실제 경호관의 삶과 무엇이 달랐나
-영화에서는 보여지는 것에 치중을 했지만 영화는 영화고 현실은 현실이다.
경호관의 경험이 배우를 하는데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됐나
-배우라고 하면 예쁘고 노래도 잘하면서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배우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경호관을 10년 하다보니까 나를 단단하고 자존감도 높아지게 했다.
두려웠던 적은 없었나
- 두려웠던 적은 없지만 스스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을 하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긴했다. 죽는 훈련과 수류탄 훈련도 해서 죽거나 다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배우로서도 항상 즐기기 때문에 두려웠던 적은 없다.
청와대를 왜 떠나게 됐나
-너무 의미있고 좋은 일인데 10년쯤 하다보니까 다른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다. 배우를 하면 다양한 역할들을 맡으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청와대를 떠나고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모두가 말렸다. 당시에 33살이었는데 새로운 걸 도전하기에는 늦었다고 말했다. 사실 저는 청와대에서의 경험을 버리고 나온 게 아니라 가지고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걸 바탕으로 하면 어떤 걸 해도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지금은 다들 너무 좋아한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역할을 맡는 걸 좋아한다. 그런 걸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많이 느낀다.
청와대 경호관의 경험이 배우를 하는데 있어서 어떤 도움이 됐나
-첫 사회생활인 20대를 청와대에서 보냈으니까 그때의 습관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약속장소에 먼저가서 무엇이 있는지 둘러보고 안전시설이 제대로 되어있는지 살펴본다.
배우로서의 이수련, 경호관으로서의 이수련, 사람으로서의 이수련은 어떤 사람인가
- 경호관으로서의 이수련은 굉장히 의미 있고 젊은 시절의 나를 성장시켜줬다. 배우로서 이수련은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고 아직 더 많이 커나가야 된다. 다양한 역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사람으로서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항상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요즘 이수련의 가슴을 뛰게 하는 건 뭔가
-여행 다니는 게 취미인데 전혀 알지 못했던 곳을 찾아다니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곧 공개될 작품들이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이수련 배우의 꿈은 뭔가
-사람들에게 청와대를 떠난 배우가 아니라 배우 송강호, 배우 마동석처럼 배우 이수련으로 인식되는 게 꿈이다.
마지막으로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이 일을 하면서 정당한 댓가를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는 언젠간 온다. 정당한 댓가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나를 즐겁게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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