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 중심에서 전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냈다.
하지만 국가보조금과 가성비 등을 업은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공세가 강해지면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비야디가 이제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작년 한 해 동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합해 총 302만4000여 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61.9% 증가한 수치다. 작년 4분기에는 테슬라도 넘어섰다. 테슬라는 지난해 약 180만9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올해 연간 판매 역시 비야디가 테슬라를 제치고 연간 판매량 1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비야디는 이제 해외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현대차그룹과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문제는 같은 체급 대비 현대차그룹이 이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양사가 최근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의 가격을 비교하면 아토3는 약 5억1500만 루피아(약 4400만원), 아이오닉5는 약 7억8000만 루피아(약 6600만원)부터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만원 정도 비야디가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야디가 이같이 저가 공세를 펼칠 수 있는 것은 보조금 영향이 크다. 10일(현지시간) 독일 싱크탱크 킬 세계경제연구소(IfW)는 보고서를 내고 중국 당국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BYD에 37억 달러(약 5조473억원) 규모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BYD가 2022년 한 해 동안 수령한 보조금은 23억 달러(약 3조1374억원)로 추산됐다. 2020년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배터리 영향도 한몫했다. BYD는 배터리 기업이자 자동차 기업으로, 전기차 생산 업체 중 유일하게 일찌감치 '배터리 내재화'에 성공했다. 이는 전기차 생산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비야디와 현대차의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량을 비교하면 약 40만대로 비슷하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 비야디와 테슬라가 독식할 가능성이 크다.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현대차그룹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혁신적인 차세대 전기차와 신규 전기차 전용 공장을 통해 2030년에는 글로벌 '1위' 자리를 위협하기를 기대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