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17일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현금배당 법인의 배당 성향과 주가등락률 현황에 따르면 2023년 보통주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최근 5년 내 가장 높은 2.72%를 기록했다. 코스피 우선주 평균 시가배당률 역시 3.43%로 5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코스닥시장 보통주의 평균 시가배당률도 1.97%로 2016년 이후 최고치였다.
시가배당률이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시가로 나눈 값이다. 기준 주가에 따라 시가배당률 값이 변한다. 연말 배당기준일 주가가 10만원일 때 1만원을 배당하면 시가배당률은 10%, 2만원을 배당하면 20%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시중 금리와 채권 수익률과 비교할 때 주로 사용된다.
코스피, 코스닥 시가배당률이 최근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국고채 수익률에는 못 미쳤다. 기준금리 인상 등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고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3.53%로 보통주보다 0.81%포인트(p), 우선주보다 0.1%p 높았다. 코스피 시가배당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은행의 저축성 예금 금리인 연 3.85%도 밑돌았다.
종목별로 살펴봐도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저조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12월 결산 법인 가운데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예스코홀딩스다. 지난해 총 87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면서 시가배당률은 25.8%로 나타났다. 개인이 12월 한 달 간 순매수한 규모는 2억1300만원에 그친다. 다만 그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아 시가배당률이 높은 경우가 있어 시가배당률만으로는 투자를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긴 하다.
배당 규모와 배당을 실시한 곳도 늘었다. 코스피 상장사의 총 배당금은 27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3.3%)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배당금은 5%가량 줄었지만 배당을 실시한 법인은 607개사, 5년 연속 배당한 법인도 389개사로 역대 최대였다.
그러나 고배당주보단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종목에 개인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다. 지난 1월 금융위원회와 법무부의 배당절차 개선으로 '선(先) 배당금 확정·후(後) 배당기준일 확정'이 가능해지면서 배당기준일을 3월 말 전후로 바뀐 기업도 늘었지만 주가가 떨어진 종목 위주로 사들이며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1조5239억원을 순매수한 네이버다. 올해 20% 가까이 떨어진 종목이기도 하다. 이어 삼성SDI 9114억원, LG화학 6730억원, SK이노베이션 3846억원을 순매수했다. 모두 업황 악화에 주가가 부진한 성장주, 이차전지주다.
반면 개인은 대표적인 배당주는 대거 팔았다. 개인 순매도 순위는 삼성전자 -4조1077억원, 현대차 -2조6079억원, 삼성전자우선주 -1조2231억원 순으로 높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몰리면서 이들 종목의 주가가 뛰자 팔아 치우는 모습을 보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