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성장 정체기를 겪고 있는 ‘K-편의점’이 해외시장에서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콘텐츠 영향력이 커지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3사(GS리테일·BGF리테일·이마트24)가 몽골,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점포를 확장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편의점들이 해외에 설치한 점포는 올해 기준 총 1143개점다. 이는 2022년 말 점포 수가 769개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해외 점포 수로는 CU가 압도적이다. CU는 현재 몽골(394개점)과 말레이시아(142개점), 카자흐스탄(3개점)에서 총 539개점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CU는 2018년 몽골, 2021년 말레이시아, 2024년 3월 카자흐스탄에 잇따라 진출하며 해외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CU는 가장 최근 진출한 카자흐스탄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결제건당 구매액(객단가)이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카자흐스탄 점포 객단가는 7000원대 중반으로 한국 평균(6000원대)보다 훨씬 높으며, 점포당 일 매출도 1000만원을 넘기고 있다. CU는 올해 안에 카자흐츠탄 점포 수를 50개까지 늘리고, 오는 2029년까지는 500개점까지 확대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베트남 273개점, 몽골 245개점으로 총 549개점의 해외 점포를 운영 중이다. 해외 진출 첫 해인 2018년(26개점)년과 비교하면 점포 수가 20배 이상 늘었다.
빠른 ‘영토 확장’에 힘입어 GS25는 베트남 진출 5년 만에 남부 베트남 기준 점포 수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오는 2025년까지 해외 점포 1000개점을, 오는 2027년까지는 1500개점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순항하고 있다. 2021년 말레이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2022년 싱가포르를 진출하고 올해 6월은 캄보디아 진출까지 고려 중이다.
현재 말레이시아 52개점, 싱가포르는 3개점으로 총 55개점의 해외 점포를 출점했다. 이 중 말레이시아는 현지 기업인 ‘United Frontiers Holdings’와 손잡고, 올해 52개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5년 내로 300개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편의점들의 고속 성장 배경에는 K-푸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핫 닭강정’, ‘로제 떡볶이’, ‘K-핫바’ 등이 인기를 끌며 자연스럽게 국내 편의점을 찾는 수요가 해외에서도 늘어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내수 시장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K-편의점들이 한류 열풍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K-푸드와 현지 상품을 적절히 융합해 선보인 현지 맞춤 전략도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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