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매에 나올 예정이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4층 꼬마빌딩이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870㎡의 대지에 연면적 1061㎡ 규모의 해당 건물은 감정가가 372억300만원으로, 경매에 올라온 서울 내 꼬마빌딩으로는 2023년 6월 이후 최고가였다. 서울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역세권으로 해당 입지에서는 상권 수요가 꾸준한 곳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공유자 일부가 경매 정지를 신청해 실제 입찰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향후 경매 절차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고금리 기조와 시장 침체로 강남 등 서울 주요 상권 내 꼬마빌딩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0억원이 넘는 초고가 매물의 경매 건수는 이미 지난해 수준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고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침체 기조가 확산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전국의 꼬마빌딩 경매 건수는 24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6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기간 서울·경기 내 꼬마빌딩 경매 건수는 31건에서 6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대출 이자를 감당할 정도로 임대 수익이 담보된 ‘강남 3구’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의 꼬마빌딩 경매 건수는 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서울에서 올해 감정가 50억원이 넘는 꼬마빌딩의 경매 건수는 총 13건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100억원 이상 물건은 8건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서울 100억원 이상 꼬마빌딩 경매 건수(8건)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고금리 영향과 매매시장 등 상권 경기 자체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고가의 우량 꼬마빌딩의 경매 매물도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의 비율)이 100%를 밑도는 사례도 흔하다. 지난 3월 경매에 넘겨진 서울 중구 광희동의 근린상가는 36억1500만여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인 50억1600만여원의 72% 수준이다. 이달 17일 경매가 이뤄진 강남구 역삼동 3층 규모의 근린시설도 감정가(68억5200만여원)의 75% 수준인 51억6370만여원에 낙찰됐다. 응찰자수도 1명에 그쳤다.
지난 2021년 경매에 넘겨진 60억원 미만 꼬마빌딩의 평균 낙찰가율이 120%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정경진 밸류맵 시장분석팀장은 "꼬마빌딩의 경우 주로 대출을 통해 매입하고 이자를 임대료 등으로 충당하는 구조"라며 "꼬마빌딩이 경매로 나오는 경우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최근 관련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 일부에서 여전히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