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대주주 100대 1 감자와 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골자로 하는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이 30일 의결된다. 산업은행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을 진행중인 태영건설의 기업개선계획이 이행되면 내년부터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18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금융채권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를 통해 태영건설 실사 결과, 경영정상화 가능성, 기업개선계획, 향후 일정 등을 논의했다.
산은 측은 PF 대주단이 제출한 사업장 처리방안이 계획대로 이행된다면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우발채무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PF 사업장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준공해 채권자·수분양자·태영건설 등의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다만 일부 토지매입단계에 있는 사업장은 경·공매 등을 통한 신속한 사업장 정리가 이뤄질 예정이다.
산은 관계자는 “태영그룹은 앞서 워크아웃을 신청할 때 확약한 자구 계획에 따라 태영건설에 3349억원을 지원하는 등 유동성 해결에 나서고 있다”며 “채권단이 제2차 협의회 결의를 통해 태영건설에 제공하기로 한 재원 4000억원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지난 16일 운영위원회를 통해 논의된 기업개선계획안과 PF 사업장별 처리방안을 통해 태영건설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개선계획을 이행하면 △자본잠식 해소 △수익성 개선 △유동성 확보 등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앞서 발표된 기업개선계획안에는 대주주가 보유한 태영건설 주식을 100대 1로 무상감자하고 대여금을 출자전환하거나 영구채로 전환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 전에 태영건설에 빌려준 4000억원을 전액 출자전환하고 워크아웃 이후 빌려준 3349억원은 모두 영구채로 전환키로 했다. 그룹이 보유한 채권을 전액 자본확충에 투입해 정상화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기타 이해관계자들도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개선계획안에 따르면 우선 대주주 보유분을 제외한 태영건설 주식은 2대 1 무상감자가 이뤄진다. 금융채권자도 무담보채권의 절반에 해당하는 2395억원을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채권도 3년간의 상환유예와 3% 수준의 금리 인하에 나선다.
PF 사업장 처리 과정에서 대주단이 태영건설에 청구할 수 있는 손실분도 무담보채권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 이를 통해 태영건설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한 PF 사업장 우발채무의 근본적인 해결도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채권자협의회는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대주주의 책임 이행,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이라는 구조조정 원칙에 부합하는 기업개선계획을 검토했다”며 “대형 건설사에 대해 새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을 적용해 진행한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F 사업장 처리방안을 놓고 대주단·시행사·시공사가 자율적인 합의에 이르러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게 가능하다는 게 입증된 것”이라며 “부동산·PF금융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고 기촉법에 의한 구조조정의 모범 사례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산은은 19일 기업개선계획안을 제3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부의하고 30일에 의결할 계획이다. 기업개선계획안이 의결되면 채권단과 태영건설은 1개월 이내에 기업개선계획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공동관리절차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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