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슈 돋보기] 북·일 정상회담 열릴까…관건은 '납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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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서 기자
입력 2024-04-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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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대적 두 국가론' 제시한 북한, 외교 다지기에 집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시한 북한은 외교 관계 다지기에 한창이다. 전통적 우호국을 비롯해 그간 소홀했던 나라들과도 소통을 개시하며 교류 지평을 넓히고 있다. 10년간 단절 수준에 머물렀던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남북을 별개 국가로 규정하며 독자 노선을 택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후 북한의 외교 기조는 사뭇 달라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국경을 닫았던 북한은 단계적으로 외국과의 교류를 늘리는 동시에 방북을 허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방북 중이던 '중국 내 서열 3위'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를 계기로 그간 다소 소원했던 북·중 교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와는 일찍이 손을 맞잡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군사협력이 강화됐고,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의 협력은 다방면으로 강화되고 있다. 당시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초청을 수락한 만큼, 조만간 푸틴의 북한행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단절 수준이었던 북·일, 양국 언급 증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EPA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사진=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특히 눈길이 쏠리는 것은 북한과 일본의 소통이다. 10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양국은 최근 상호 언급을 늘리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 성사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그는 앞서 CNN방송 인터뷰에서 북·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위해 북한에 고위급 접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는 "북한과 여러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고위급 협의를 계속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를 조건부로 수락하겠단 입장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월 15일 담화를 통해 "일본이 우리의 정당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양국의 오랜 숙제인 '납북자'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는다면 향후 북·일 정상이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말이다.
 
북·일 갈등 중심엔 '납북자' 있어

납북자 문제를 둘러싸고 형성된 두 국가의 감정의 골은 2002년 심화했다. 북한은 당시 북한 소속 요원이 일본인 13명을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고 이 중 5명을 일본으로 귀국시켰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후 일본인 납북자가 13명이 아닌 17명이며, 귀환자 외 인원이 모두 사망했다는 북한 측 입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북한은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의 유골을 전달했다고 했지만 일본은 DNA 확인 결과 그의 유골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결국 2002년에 이어 2004년 열릴 예정이었던 제2차 북·일 정상회담은 양국의 입장 차이로 결렬됐다. 이후 두 나라의 관계 개선 논의는 중단됐다. 

김 부부장이 지난달 25일 담화에서 "일본이 지금처럼 우리의 주권적 권리행사에 간섭하려 들고 더 이상 해결할 것도, 알 재간도 없는 납치 문제에 의연 골몰한다면 수상의 구상이 인기 끌기에 불과하다는 평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납북자 문제를 둘러싼 줄다리기의 일환이다.
 
양국 이익 고려한다면 향후 정상회담 성사될 수도

다만 일각에선 최근 양국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기시다 총리가 최근 북·일 정상회담 성사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로는 저조한 그의 지지율이 꼽힌다. 기시다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북·일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고, 고난을 돌파하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일본과의 교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 북한은 일본에 식민지 배상금을 요구한 바 있다. 동시에 한일,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만들 수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교수는 "북한과 일본, 어느 쪽이 양보를 하든 서로 원하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정말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정상회담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정상이 만남을 이루기 위해선 양국의 포괄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일본 입장에선 납북자 문제가 후 순위가 되더라도, 북한은 이 문제가 최우선 순위에 오르더라도 대화를 하겠단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회담을 이어가면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논하고, 북한은 일본으로부터 배상금·보상금을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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