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최근 오세훈표 소득보장실험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에 참여할 492가구를 최종 선정했다.
지난 1월2~12일까지 안심소득 3단계 참여자 모집 결과 1만197가구가 접수했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무작위 추첨으로 1514가구을 선정했다. 시는 또다시 이들 가구 가운데 소득·재산과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기준에 적합한 492가구를 최종 확정한 것이다.
안심소득은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소득의 일정분을 채워주는 소득보장실험으로 오 시장의 약자와의 동행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다. 안심소득은 소득이 적을 수록 더 많이 지원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형 복지제도로 소득 양극화와 복지사각지대 해소가 목적이다.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대표가 주장하는 기본소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3단계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던 가족돌봄 청(소)년과 저소득 위기가구를 중심으로 선발된 것이 큰 특징이다. 가족돌봄 청(소)년은 128가구, 저소득 위기가구은 364가구다.
가구 규모별로는 1인 가구가 35.0%, 연령별로는 40∼64세가 48.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선정된 가구는 오는 26일부터 내년 3월까지 1년간 기준중위소득 85% 기준액과 가구소득 간 차액의 50%를 매월 받는다.
시는 지난 1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안심소득 시범사업 3단계 약정식'을 개최했다.
약정식에는 오 시장과 신규 대상가구 중 약 50가구가 참석해 그간의 사례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참여가구의 희망 메시지로 꾸며진 '소원나무'를 전시하고 오 시장이 소원을 직접 뽑아 읽는 코너도 마련했다.
시는 안심소득의 효과와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참여한 5603가구(지원집단 2076가구, 비교집단 3527가구)를 대상으로 2026년까지 6개월 단위로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토대로 성과평가연구를 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차 중간조사 결과 안심소득 참여가구는 현행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혜자와 비교해 높은 보장탈피율을 보였고 근로소득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의 복지제도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은 분들을 모두 보듬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그동안의 복지제도는 재산의 소득 환산이라든지, 각종 조건 때문에 정말 절실하게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보호의 대상에서 늘 제외되는 허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우리의 현 복지제도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서울시의 안심소득 복지제도를 통해)그런 실험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안심소득 1차에 참여했던 A씨는 "안심소득이라는 제도의 안전장치가 있으니까 아주 건전하게 건강하게 열심히 살았다"며 "밝은 정신이 되니까 살아가는 데 희망도 되고 힘도 생겼다"고 평가했다.
3차 안심소득에 참여할 B씨는 "가족 돌봄 청년(자격)으로 이번에 지원을 받게 됐다"며 "힘든 상황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웃을 수 있게 됐다. 이는 안심소득 덕분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B씨는 지난 22년도에 그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응급실에 가서 암 진단을 받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하자 일주일도 안돼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게돼, 하루아침에 청년 가장이 된 경우다.
그는 "이번에 안심소득을 받고 나면 더 늦기 전에 어머니, 아버지랑 같이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어보겠다"고 말했다.
3차 안심소득 참여자 C씨도 청년가장 안심소득으로 당첨된 사례다. 그는 오래전 부터 아버지가 만성신부전증으로 쓰러져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되자, 아버지랑 어머니랑 싸움도 심해지고 C씨와 그의 동생은 꿈도 포기해야 했으나 이번 안심소득에 선정돼 정말 기뻐서 울었다고 말했다.
3차 안심소득 참여자 D씨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랑 2인 가구였다. 그 때 아버지는 대장암 진단을 받고 큰 수술을 하고 아직도 치료를 받으며 어렵게 살고 있다며 안심소득에 선정돼서 너무나 기쁘다. 저보다 더 힘든 가족돌봄청년들도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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