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묘' 속 대살굿 장면에서 실제 동물 사체가 사용된 것이 알려지자 동물권 단체를 중심으로 학대 논란이 일고 있다.
동물권 단체 '카라'는 '파묘 동물 촬영, 제작사에 답변받았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파묘 촬영에 이용된 돼지는 CG가 아닌 실제 사체이며, 촬영에 동원된 은어도 일부 폐사했음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카라의 '동물출연 미디어 모니터링 본부'가 쇼박스에 보낸 공문에는 △대살굿에 동원된 돼지 사체 5구를 계속해서 난자하는 장면 △축사에서 돼지들이 혼비백산 도망치는 장면 △잔인하게 공격당해 죽은 돼지들 △살아서 펄떡거리는 은어를 땅에 미끼로 놔두는 장면 △절에서 1m 목줄을 찬 개(백구) 장면 닭을 칼로 위협하는 장면 등에 대한 질의가 담겼다.
답변에서 쇼박스는 "축산물을 유통하는 업체를 통해 마련한 돼지 사체 5구를 촬영에 이용했고, 영화적 표현으로 필요한 부분에 미술 연출을 추가했다"며 "촬영 후 해당 업체에서 회수했다"고 밝혔다.
어류에 대한 질의에는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전문 양식장에서 통상 생존 연한을 넘긴 은어를 선별해 활용했다"며 "물 밖 촬영 직후 수조에 옮겼으나 일부는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류를 먹거나 땅에 뿌리는 장면에서는 젤리로 만든 대체품과 살아있는 은어를 함께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살아있는 닭에 칼을 들이미는 장면에서는 날이 서지 않은 촬영용 칼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카라는 죽은 동물이더라도 소품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카라는 "아무리 식용 목적으로 도축됐더라도, 오락적인 이유로 다시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생명을 대하는 인간의 합당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며 "2022년 국내 대형마트에 상어 사체가 전시되자, 시민들의 비판으로 철수한 사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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