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 듣고 머리로 생각한 후 ‘정말 좋다’고 느끼는 연주가 있고, 음을 치자마자 그냥 심장을 강타하는 연주가 있습니다.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데,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은 매일매일 연습하면서 진실되게 사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한 음 한 음 진심을 담은 연주로 청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새 앨범 ‘쇼팽: 에튀드’를 발매한 임윤찬은 지난 19일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튀드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를 두고 “에튀드 전곡이 다 어렵지만 그중에서 작품번호 25번 제7번이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연주의 즐거움을 준다”며 “곡의 서사가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이어지는데 첫 두 마디에 내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이를 위해 두 마디를 7시간 연습했다”고 말했다.
두 마디를 위해 하루 종일 생각한 후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힌 임윤찬은 “첫 음인 솔#(샵)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것이다. 그다음 두 번째 음인 레#(샵)이 심장을 강타하면,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을 연결해 연습했다. 이후 마음에 와 닿으면 세 번째 음으로 넘어갔다”며 치열한 연습 과정을 소개했다.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에게 특별하다. 2004년생인 임윤찬이 ‘거대한 우주 같은 피아니스트’라고 표현한 알프레드 코르토, 이그나츠 프리드만, 요제프 레빈, 마크 함부르크, 세르지오 피오렌티노 등이 쇼팽 에튀드를 연주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들처럼 근본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며 “그 뿌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쇼팽 에튀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자주 읽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도 프란츠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읽고 또 읽었다.
에튀드 작품번호 10번은 쇼팽의 경력 초기인 1833년에 출판했다. 연습곡(에튀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도의 연주 기술과 깊은 예술성을 갖췄다. 12개의 연습곡 각각은 개성이 강해 독립된 예술 작품의 성격을 띤다.
에튀드 작품번호 25번은 4년 뒤인 1837년에 출판했으며 역시 높은 난도와 함께 보다 풍부한 표현력을 요구한다. 에튀드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는 왼손의 풍부하면서 깊은 표현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왼손이 반주하고 오른손이 선율을 연주하는 것과 반대로 해당 곡은 오른손이 반주하고 왼손이 첼로와 같이 낮은 음역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 안에는 대지의 신음, 나이 든 이의 회한, 사랑의 편지, 그리움과 먹먹함 그리고 자유 같은 여러 감정이 있다”며 “에튀드를 연습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에튀드의 노래들이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깊어지고 있었다.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윤찬만의 색’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작품번호 25번 중 제9번은 왼손 음을 아예 바꾼 마디가 있다고 했다. 임윤찬은 “이그나즈 프리드먼이 왼손을 완전히 다른 음악처럼 치는데 그게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번에 녹음할 때 아예 다르게 쳐봤다”며 “디렉터도 굉장히 특별한 왼손인 것 같다고 해줬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앨범은 임윤찬이 클래식 명문 레이블인 데카(Decca)와 리코딩 전속 계약을 맺고 내는 데뷔 앨범이자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헨리 우드 홀에서 녹음했다.
임윤찬은 “연습한 걸 홀에서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쳤다”며 “그러다 가끔 쇼팽이 남겨 놓은 텍스트에서 벗어났다 싶으면 레코딩 프로듀서인 존 프레이저가 잘 잡아줘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튜디오 녹음의 장점은 하고 싶은 여러 가지를 한 다음에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음반으로 낸다는 것”이라며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한 것 같아 기분 좋게 끝냈다”고 말했다.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킨 임윤찬은 2년 전과 음악적으로 바뀐 점이 있냐고 묻자 “그땐 제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며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에서 제가 너무 딱딱했던 것 같고, 스스로 갇혀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그때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고, 무대 위에서도 약간 여유가 생겼다”며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달라져야만 하고, 제 입으로 얘기하긴 그렇지만 좋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1∼2주 쉬니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제는 피아노를 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무리하면 또 아파질 수 있어 조절하면서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연습 시간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 연습한다”며 “이 앨범을 준비할 때는 하루에 12시간씩은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6월 국내에서 전국 순회 리사이틀에 나선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한 음 한 음 진심을 담은 연주로 청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새 앨범 ‘쇼팽: 에튀드’를 발매한 임윤찬은 지난 19일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에튀드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를 두고 “에튀드 전곡이 다 어렵지만 그중에서 작품번호 25번 제7번이 가장 까다로우면서도 연주의 즐거움을 준다”며 “곡의 서사가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이어지는데 첫 두 마디에 내 감정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이를 위해 두 마디를 7시간 연습했다”고 말했다.
두 마디를 위해 하루 종일 생각한 후 연습을 시작했다고 밝힌 임윤찬은 “첫 음인 솔#(샵)을 누를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으면 그건 연습이 아닌 것이다. 그다음 두 번째 음인 레#(샵)이 심장을 강타하면, 첫 번째 음과 두 번째 음을 연결해 연습했다. 이후 마음에 와 닿으면 세 번째 음으로 넘어갔다”며 치열한 연습 과정을 소개했다.
‘쇼팽 에튀드’는 임윤찬에게 특별하다. 2004년생인 임윤찬이 ‘거대한 우주 같은 피아니스트’라고 표현한 알프레드 코르토, 이그나츠 프리드만, 요제프 레빈, 마크 함부르크, 세르지오 피오렌티노 등이 쇼팽 에튀드를 연주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이들처럼 근본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었다”며 “그 뿌리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으로 쇼팽 에튀드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자주 읽었다고 했다. 그는 과거에도 프란츠 리스트의 ‘단테 소나타’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읽고 또 읽었다.
에튀드 작품번호 10번은 쇼팽의 경력 초기인 1833년에 출판했다. 연습곡(에튀드)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도의 연주 기술과 깊은 예술성을 갖췄다. 12개의 연습곡 각각은 개성이 강해 독립된 예술 작품의 성격을 띤다.
에튀드 작품번호 25번은 4년 뒤인 1837년에 출판했으며 역시 높은 난도와 함께 보다 풍부한 표현력을 요구한다. 에튀드 작품번호 25번 제7번 ‘첼로’는 왼손의 풍부하면서 깊은 표현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일반적으로 왼손이 반주하고 오른손이 선율을 연주하는 것과 반대로 해당 곡은 오른손이 반주하고 왼손이 첼로와 같이 낮은 음역에서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임윤찬은 “쇼팽 에튀드 안에는 대지의 신음, 나이 든 이의 회한, 사랑의 편지, 그리움과 먹먹함 그리고 자유 같은 여러 감정이 있다”며 “에튀드를 연습하지 않았던 시기에도 에튀드의 노래들이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깊어지고 있었다.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임윤찬만의 색’을 이번 앨범에 담았다. 작품번호 25번 중 제9번은 왼손 음을 아예 바꾼 마디가 있다고 했다. 임윤찬은 “이그나즈 프리드먼이 왼손을 완전히 다른 음악처럼 치는데 그게 너무 매력적이어서 이번에 녹음할 때 아예 다르게 쳐봤다”며 “디렉터도 굉장히 특별한 왼손인 것 같다고 해줬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번 앨범은 임윤찬이 클래식 명문 레이블인 데카(Decca)와 리코딩 전속 계약을 맺고 내는 데뷔 앨범이자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첫 앨범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헨리 우드 홀에서 녹음했다.
임윤찬은 “연습한 걸 홀에서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쳤다”며 “그러다 가끔 쇼팽이 남겨 놓은 텍스트에서 벗어났다 싶으면 레코딩 프로듀서인 존 프레이저가 잘 잡아줘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스튜디오 녹음의 장점은 하고 싶은 여러 가지를 한 다음에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걸 음반으로 낸다는 것”이라며 “긴장도 하나도 안 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한 것 같아 기분 좋게 끝냈다”고 말했다.
2022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킨 임윤찬은 2년 전과 음악적으로 바뀐 점이 있냐고 묻자 “그땐 제 진짜 모습이 아니었다”며 “콩쿠르라는 힘든 환경에서 제가 너무 딱딱했던 것 같고, 스스로 갇혀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은 그때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고, 무대 위에서도 약간 여유가 생겼다”며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달라져야만 하고, 제 입으로 얘기하긴 그렇지만 좋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지난달 손에 무리가 와 해외 공연을 보름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1∼2주 쉬니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이제는 피아노를 치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무리하면 또 아파질 수 있어 조절하면서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연습 시간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하루에 6시간 정도 연습한다”며 “이 앨범을 준비할 때는 하루에 12시간씩은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6월 국내에서 전국 순회 리사이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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