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트위치 철수로 촉발된 스트리밍 경쟁…국내에 국한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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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4-04-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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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인 트위치가 지난 2월 27일 한국 사업을 종료했다.

    원인이 무엇이건 트위치 철수로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또 한 번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됐다.

    2위 사업자인 아프리카TV는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즉각적인 변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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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개인 방송 플랫폼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개인 방송 플랫폼 '치지직' 로고 [사진=네이버]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기업인 트위치가 지난 2월 27일 한국 사업을 종료했다. 한국 진출을 공식화한 후 약 6년 반 만이다. 트위치 코리아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인기 개인방송 제작자(스트리머)를 끌어모았고, 특히 게임 영역에서 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비용적인 문제를 이유로 들며 한국 사업 철수를 결정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 망 사업자들이 “경영 실패 원인을 망 사용료로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원인이 무엇이건 트위치 철수로 국내 스트리밍 시장은 또 한 번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됐다. 2위 사업자인 아프리카TV는 젊은 세대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즉각적인 변화에 나섰다. 그간 아프리카TV에서 게임은 보이는 라디오(보라) 등 다른 영역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마저도 스타크래프트 등 고전 게임 위주로 형성돼 젊은 시청자를 유입할 동력이 약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브랜드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고, BJ(개인방송진행자) 대신 스트리머라는 명칭을 활용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버추얼 스트리머(캐릭터를 활용한 방송진행자) 영입에도 속도를 냈다.
 
네이버는 ‘치지직’이라는 게임 중심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후 트위치와 유사한 이용 환경을 채택하고, 기존 트위치 스트리머를 대거 영입하며 ‘포스트 트위치’를 자처하고 나섰다. 신생 플랫폼이기 때문에 기존 이용자가 없었던 게 오히려 장점이 됐다. 아프리카TV와 달리 트위치 이용자에게 즉각적으로 기존과 유사한 채팅·방송 문화를 제공할 수 있었고, 이는 시청자 흡수에 확실한 이점으로 작용했다.
 
네이버가 가진 브랜드 영향력과 기술력도 초기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한 발판이 됐다. 이를 기반으로 치지직은 시장에 순조롭게 정착했고, 결국 트위치 철수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치지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러한 경쟁이 너무 국내 시장 위주로 펼쳐지고 있다는 건 확실히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트위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유명 프로게이머 방송은 국내 이용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주목했다. 이와 달리 치지직과 아프리카TV는 국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할 뿐 한국어 이외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 아프리카TV는 ‘숲’으로 재정비하면서 해외 진출 출사표를 냈지만 이는 국가별 ‘숲’을 론칭하겠단 의미일 뿐 국내 스트리머의 해외 진출 기회로 보기는 힘들다.
 
스트리밍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중요한 시장이 된 지 오래다. 특히 게임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모든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인 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 물론 트위치 철수 후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의 승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치지직과 아프리카TV 모두 전 세계를 이어주는 플랫폼으로서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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