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부동산PF 해법' 금융당국 온도차…금감원 "충당금 더" vs 금융위 "연착륙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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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송하준 기자
입력 2024-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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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 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상향을 놓고 금융권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겠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양호(건전성 분류 상 정상) △보통(요주의) △악화우려(고정 이하) 등 세 단계에서 네 단계로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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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사업성 평가 세분화 추진

  • 기존 A등급, B로 강등할 가능성

  • 대손충당금 부담에 금융권 난색

  • 금융위 "최종안 보고 대응할 것"

그래픽아주경제
부동산PF 리스크 대응 방안을 놓고 금융 당국 간 미묘한 온도차가 관찰되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총선 이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놓고 금융당국 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진행 중인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 상향을 놓고 금융권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 않겠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기존 △양호(건전성 분류 상 정상) △보통(요주의) △악화우려(고정 이하) 등 세 단계에서 네 단계로 세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새 평가 기준은 은행과 보험을 포함해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증권 등 전 업권에 일괄 적용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평가 기준을 현행 정상-요주의-고정 이하 방식에서 A~D단계로 나눠 세분화하고 있다"며 "건전성이 가장 우수한 단계로 A를 두고 부실 정도에 따라 B와 C 등 그 이하 등급으로 분류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단, 정상 등급 기준을 대폭 강화해 사업장 등급을 재편할 예정이라고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장에 대한 평가 등급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 기존 A등급 사업장이 B등급으로 강등될 가능성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상향된다. 
 
아직 발표 시점에 대해 윤곽이 잡히지는 않았지만 금감원은 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면 당국 간 협의 과정 등을 거쳐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각 업권별로 의견 청취에도 들어갔다.
 
지난 8일부터 금감원은 은행, 제2금융권, 보험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주간 새 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9일에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와 PF 사업부 본부장 등을 불러 PF 관련 증권사 리스크를 점검하기도 했다.
 
금융위 역시 지난 2월 제3차 정례회의를 통해 상호금융업권(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과 중앙회)의 건설업·부동산업 관련 노출도(익스포저)에 대한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기존 대비 30% 상향하는 '상호금융업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금융당국 움직임에 관련 업권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PF 사업에 특화된 한 대형 증권사 CRO는 "증권사 에쿼티 또는 후순위로 들어간 사업장은 거의 다 물려 있어 충당금 이슈는 거의 대다수 증권사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부동산 PF 사업 규모 줄이고 충당금 쌓으라는 공문이 매일 날아온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어차피 각 등급별 충당금 적립률은 변동이 없고 평가 기준만 달라질 것"이라며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앓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업계는 금감원의 강경한 입장은 이해하지만 평가 기준을 달리하면 실제 위험하지 않은 사업장마저 부실로 분류해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집 태우는 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같은 업계 반발에 금융위는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사전에 사업장별 건전성이나 적합성 등을 면밀히 검토했으면 현재 진행 중인 사업성 개편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위 내부에선 연착륙을 유도할 수 있도록 금감원의 최종안을 보고 대응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도 있어 강경 일변도인 금감원과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큰 틀에서 봤을 때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사안인 것은 분명하고 추후 내용에 따라 들여다볼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후순위나 건전성이 떨어지는 업장에 사업을 벌였으면 당국이 제시한 규정대로 리스크에 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국 간 조율할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금융회사 역시 업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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