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항공 소유의 저가항공사인 퍼시픽항공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에 빠졌다. 이에 퍼시픽항공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모색하고 있다.
22일 베트남 현지 매체 VnExpress에 따르면 베트남항공 자회사인 저가항공사 퍼시픽항공(Pacific Airlines)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6% 증가한 4조3890억동(약 2378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작년 전체 실적은 1조4990억동(약 812억원)의 세전 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규모가 전년 대비 28% 줄어들긴 했으나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퍼시픽항공은 코로나19 대유행의 타격이 시작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동안 총 최대 8조동(약 4336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베트남항공에 따르면 퍼시픽항공의 사업실적은 국제 노선의 느린 회복세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국내 노선 회복세도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 동시에 연료비 상승, 급격한 환율 변동 등 다른 항공사들과 동일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경영난에 처해 있다.
이에 베트남항공 측은 자원 조정 및 공급업체와 지불 연기나 감면 협상 등을 통해 퍼시픽항공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각종 방안을 계속해서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퍼시픽항공은 모든 항공기를 리스업체에 반환한 가운데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향후 계획에 따르면 퍼시픽항공은 자원 최적화를 위해 베트남항공으로부터 항공기를 임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퍼시픽항공은 베트남항공으로부터 지원과 조정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항공사는 체크인 카운터나 지상 서비스 차량 등 일부 인프라 및 승객 서비스 자원을 베트남항공과 공유할 예정이다.
앞서 호주 항공사 콴타스그룹(Qantas Group)은 베트남 국가자본투자공사(SCIC)와 퍼시픽항공 지분 30%를 매입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전략 주주가 됐다. 하지만 수년간의 사업 손실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난 2022년 콴타스그룹은 지분을 베트남항공에 매각했다.
이에 현재 베트남항공은 퍼시픽항공의 지분을 약 99% 보유하고 있다. 이후 베트남항공은 퍼시픽항공의 신규 투자자를 찾고 있으나, 규제 장벽 및 항공시장의 업황 리스크 등으로 인해 퍼시픽항공의 매각은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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