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남권이 낙후 공업지역에서 '제2의 성수동'으로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서울 내 최대 준공업지역이 밀집된 서남권은 서울시의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반전을 이룰 곳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일대 자치구들이 노후 준공업지역을 차세대 직·주·락(職住樂)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절차에 나서면서 프로젝트의 향방에 다시금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마용성 상승비결 직주락, 서남권 준공업지역서 재현
서남권 대개조 프로젝트는 서울시가 올해 발표한 '지역단위 도시 대개조'의 '신호탄'격인 사업이다. 영등포, 구로, 금천, 강서, 양천, 관악, 동작 7개 자치구의 준공업지역을 첨단산업은 물론 주거와 문화 기반 등 ‘직·주·락’을 갖춘 융복합구역으로 개조하겠다는 것이 핵심 구상이다. 이들 지역 내 준공업지역은 서울 전체의 82%에 달한다.기존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도 최대 400%까지 높여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편의시설과 문화시설, 녹지 등 생활 인프라를 갖춘 직주근접형 주거지 형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특히 해당 대개조 사업의 핵심 키워드로 '직주락'을 강조하고 있다. 직주락 형태의 도시 계획은 주거(Live), 직장(Work), 상권(Play) 공간이 집약된 지역이 향후 도시의 혁신을 주도하게 된다는 '직주락 센터(LWP center)' 이론에 기반한다. 직주락 센터는 생활 및 주거의 근거리에 일하고 즐기는 지역이 형성된 곳을 말한다.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정주 환경의 여러 요소가 한 곳에 집약된 '직주락 지역'이 탈산업화 이후 도시의 성장을 견인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마용성 중 현재 서울시가 추진 중인 서남권 대개조와 유사한 기반을 갖췄던 곳이 바로 성수동을 필두로 한 성동구다. 상당 지역이 준공업지역인 성수동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최대 레미콘 생산시설이 위치하기도 한 명실상부한 공업지역이었다.
이후 2010년대 지식복합센터를 시작으로 폐공장과 창고 부지에 카페와 팝업스토어, 기업 사옥이 대거 유입되며 서울의 대표 신흥 상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2007년 갤러리아 포레와 2014년 서울숲 트리마제 등이 고분양가에도 잇달아 성공리에 분양되며 고급 주거지역으로의 입지도 굳혀가고 있다. 성동구의 준공업지역은 다수가 '산업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있다.
2010년대 마용성에서 자연스레 형성된 직주락 구조를 서울 서남권의 준공업지역에서 재현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인 셈이다. 서울시는 현재 도시계획 조례 등 제도 개선에 필요한 절차를 연내 시행할 방침이다. 현재 지구별로 필요한 제도 개선 방안과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 절차에 나선 상태다.
서남권 자치구, 준공업지역 활용 용역 박차
시는 가용부지가 많고 첨단산업 생태계 및 광역급행철도 등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서남권 일대를 직주락 구조를 실현할 잠재성이 충분한 지역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마용성 직주락 형성의 첫 단추인 상권 형성에 나섰던 청년층 인구가 많다는 점도 눈 여겨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남권 7개 자치구에 거주하는 청년 인구는 서울 전체 청년의 33% 수준이다.이에 발맞춰 서남권 주요 자치구도 준공업지역 활용에 초점을 맞춘 용역 개발과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준공업지역이 25%에 달하는 영등포구가 적극적이다. 구는 '준공업지역 일대 발전방안 마련'에 대한 용역 시행에 나선 상태다. 8월에 나올 용역 결과를 참고로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 방안과 지역 여건에 맞는 발전 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관악S밸리 벤처창업 사업’이 서남권 대개조 구상안에 포함된 관악구도 관련 용역을 통한 구상안 마련에 속도를 낸 상태다. 해당 사업은 낙성벤처밸리 인근에 AI 거점연구단지와 창업지원시설 등을 건설해 테헤란로와 G밸리를 연결하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강서구도 현재 노후 주거지역이 혼재한 준공업지역의 개발안에 대한 용역 구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남권 개조와 관련해 현재 사업 단위별 조건에 따라 제도 완화와 계획 수립, 설계 등 절차를 총괄적으로 관리하면서 수립 계획 순서에 따라 준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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