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24일부터 26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중동 문제가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라고 미국 정치·외교 전문 매체 디플로맷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블링컨 장관이 상하이와 베이징에서 중국 고위 관료와 만나 중동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양안 문제, 남중국해 등 다양한 지역 정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합의한 마약 방지 협력 등에 관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의 핵심 사안은 전 세계 분쟁에 대한 중국의 개입 여부가 될 전망이라고 디플로맷은 진단했다. 최근 미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 있어 중국이 확전 빌미를 제공하지 말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수개월간 러시아 방위산업에 대한 중국 지원이 늘어난 점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군수물자의 장비 가운데 70~90%가 중국산이었다고 미국 PBS 방송은 지난 6일 보도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내걸었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북미대양주국) 책임자는 23일 중국중앙(CC)TV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양국 관계의 부정적 요소 또한 두드러지고 있다"며 "미국은 완고하게 중국 억제 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 내정 간섭과 중국 이미지 먹칠, 중국 이익 훼손이라는 잘못된 언행을 끊임없이 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관계자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문에서 중국은 다섯 가지 목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내건 5대 목표는 ▲올바른 이해 확립 ▲대화 강화 ▲대만·남중국해 문제나 대(對)중국 제재 등에 관한 이견 관리·통제 ▲호혜·협력 ▲강대국의 책임 공동 부담이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미·중 정상회담 시 언급된 반중 정책을 최소화한다는 '5불(不)' 약속에 중국 발전을 막지 않고 중국과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2가지 약속을 추가했다.
한편 양국은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에 앞서 신경전을 벌인 가운데 미국은 준비해 둔 제재 카드를 잠시 내려놓은 모습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일부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 간 '밀월 관계'를 끝내는 수단으로 일부 중국 은행을 글로벌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하는 제재를 검토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은행 퇴출 카드는 부채 위기로 버둥거리는 중국 경제에 특히 더 위협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미국 고위 관계자는 제재안을 사전에 논의는 했지만, 실행할 계획은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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