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KG모빌리티 공장 1라인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품질이 '제 1의 경영원칙'이라는 KG모빌리티의 슬로건이다. 공장에 들어서자 각 라인별로 작업 현황을 알리는 현란한 불빛의 전광판과 공정 완료를 알리는 멜로디 소리가 반겼다. 완성차를 만드는 69개의 공정별로 절도있게 움직이는 로봇팔과 차량 프레임과 하부를 연결하는 거대한 조립라인, 차량 신경계에 해당하는 엔진룸 연결과 각종 부품 조립, 품질 검사 등 현장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돌아갔다.
이날 만난 박장호 KG모빌리티 생산본부장(전무)은 "시설은 낙후됐지만 생산직 근로자 모두 '(우리는)제품으로만 고객과 만난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쳐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며 "공장과 사람, 설비, 제품이 모두 그대로인데 지난해부터 실적이 턴어라운드 했다는 건 매우 고무적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수출이 내수를 넘어서 본격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직원들이 2022년 회생 이후를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준 것이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문한 KG모빌리티 평택 공장은 86만㎡ 부지에 본사, 종합기술연구소, 완성차 생산라인이 총 결집한 곳으로 4222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티볼리·티볼리에어, 코란도, 코란도 EV, 토레스, 토레스 EVX, 렉스턴·렉스턴 스포츠 칸 등 KG모빌리티의 전 차종이 생산된다. 회사 측은 최근 생산 유연성 확대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해 기존 3개의 라인에서 2라인과 3라인을 통합해 2개로 개편했다. 모노코크 차종을 생산하던 2라인과 바디 온 프레임 차종을 생산하던 3라인은 혼류 생산이 가능하도록 통합됐다.
실제 라인에 들어서자 보라색, 초록색, 주황색 등으로 구분된 전기차와 일반차종이 교차로 배치돼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유색 캡을 보고 작업자와 로봇이 차종을 구분해 맞춤 조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차종과 상대적으로 덜한 차종을 교차 생산하면서 오는 작업자의 피로도 완화는 물론, 조립 1라인과 조립 3라인의 밸런스도 맞출 수 있어 운영 효율도가 전반적으로 많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연간 생산 캐파는 1라인과 3라인 각각 12만5000대다. 총 생산능력은 25만대로 기존과 동일하지만 혼류 생산을 통해 차종 별 판매량 변동시 유연하게 생산에 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공장 생산능력도 22JPH(시간당 생산대수)에서 30JPH로 36.4% 향상됐다. 혼류라인은 향후 늘어나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생산 수요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
박 전무는 "혼류라인으로 생산라인의 유연성 확보가 가능해 고객 니즈에 적극 부합하는 공장 운영이 가능해졌다"면서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무게가 400kg 이상이라 근로자 안전상의 이슈가 민감한데 이번 통합 라인을 구축하면서 사람의 개입을 최소하고, 전 과정 자동화를 채택해 안전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 출시 예정인 토레스 HEV(하이브리드)도 별도의 라인 변경 없이 현재 라인에서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내수 6만3345대, 수출 5만2754대 등 총 11만6099대를 판매해 2022년 대비 판매량이 1.9% 증가했다. 수출은 유럽, 중남미, 아시아, 태평양 등에서 토레스를 중심으로 한 신제품 출시와 공격적인 신시장 개척을 통해 2014년(7만2011대) 이후 9년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차 토레스 EVX도 올 1분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KG모빌리티 매출액은 3조7364억원으로 전년대비 9.1% 증가했고, 영업적자는 1230억원(2022년)에서 지난해 12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