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지자체 절반이 소멸 위기에… 2050년 20~30대 여성 인구 급감

일본 지자체 중 43%가 소멸 가능성

현 출생률 1.26, 인구 유지 위해선 2.07은 돼야

[사진=AFP·연합뉴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지자체의 약 절반 가까이가 2050년에 현재보다 20~30대 여성 인구가 줄어 향후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일본 매체가 24일 보도했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인구전략회의’는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인구 추계를 분석해 일본 기초자치단체 1729개 중 744개인 43%가 소멸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2050년에 출산 중심 연령인 20~39세 여성 인구가 2020년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역을 ‘소멸 가능성이 있는 지자체’로 정의내렸다. 단체는 인구 감소 추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와 각 지자체의 대책이 시급함을 지적했다.

소멸 가능성이 있는 지자체에는 유명 관광지인 홋카이도의 하코다테시와 아오모리현 현청 소재지인 아오모리시 등도 포함돼 있다.

'소멸 가능성 지자체'에 해당되지 않는 지자체 가운데서도 출생률이 낮아 타 지역으로부터의 인구 유입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을 ‘블랙홀형 지자체’로 분류했다. ‘블랙홀형’에는 도쿄 23구 가운데 16구 등 25개 지자체가 해당됐다.

100년 후에도 젊은 여성이 50% 가까이 남아 있는 경우를 ‘자립지속 가능형 지자체’로 봤다. ‘자립지속 가능형’은 전체 지자체의 4%에도 미치지 못했다. 도쿄 인근 지바현 나가레야마시와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등 65개 지역이 속했다.

이들 유형에 포함되지 않은 지자체 895곳은 ‘기타’로 분류되었는데, 이곳들 대부분에서도 젊은 여성 인구 감소가 예측됐다.

지역별로 보면 혼슈 동북부인 도호쿠 지방은 '소멸 가능성 지자체'가 165개에 달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반면 대도시에서는 도쿄 중심부인 23구 상당수와 오사카, 교토시가 '블랙홀형'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소멸 가능성 지자체'에서는 출생률 향상 대책과 인구 유출을 막는 대책의 양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블랙홀형 지자체'는 출생률을 높이는 방안에 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소멸 가능성이 있는 지자체 수는 다른 민간 단체가 2014년에 공개한 비슷한 방식의 연구 결과에서 896개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744개로 152개 줄었다.

교도통신은 이같은 변화의 원인으로 인구전략회의가 ‘외국인 주민의 증가’를 꼽았다고 전했다.

일본 총무성은 2023년 10월 기준 일본인 인구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3만 7천명으로 감소했지만 외국인은 24만 3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을 포함한 일본 총인구는 2010년 1억 2805만명을 기록한 뒤 줄곧 감소해 지난해는 1억 2435만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1명의 여성이 생애를 통틀어 낳는 자녀수를 나타내는 '합계특수출생률'은 2022년 사상 최저인 1.26을 기록해 7년 연속 감소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2.07 정도는 지켜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